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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단편]개 기르는 법(13) - 마지막회

황태영 2007. 09. 12. 오전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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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기르는 법(13)

                                                     황태영

 \"어, 그래. 좋아. 그 정도면 됐어. 정말 배고프군.\"
     하며 사나이는 몽둥이를 숲으로 휙 던지더군.
     사나이는 솥으로 다가가다가, 어둠 속에서 부르르 떨며 서 있는 나와 눈이 마주쳤어. 그의 핏발선 벌건 눈이 나에게 점점 다가왔지. 온몸의 털이 일제히 소스라쳐 일어섰어. 난 분노로 부르르 몸을 떨었지. 난 으르렁거리며 본능적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어.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지. 나의 한계를, 나의 종말을. 결국 내가 가야 할 곳을.
    그제서야 환장할 정도로 무더운 여름철이 지나가고 나면, 많은 동료 개들이 왜 말없이 사라졌는지도 서서히 알 수가 있더군. 그것은 진정 경악스러운 일이었어. 문뜩 목재소의 후미진 곳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던, 쥐덫에 모가지가 내리찍힌 채 목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피를 흥건히 흘리며 고통스럽게 찍찍 비명을 질러대던 집쥐의 처절한 모습이 떠오르더군.
    그래, 이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덫인 것이다.
    인간들이 있는 한, 우리 개들은 이 거대한 덫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일 거야. 설사 내가 문군의 집을 떠나 자유로운 개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다른 인간들이 주위에 있는 한, 언젠가 나도 그 쥐새끼처럼 세차게 내리쳐지는 덫에 찍혀 피를 질질 흘리며 고통스럽게 사지를 비틀면서 비극적인 죽음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야.
    그러나, 그런 죽음을 이렇게 멍청하게 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당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어. 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심전력을 다해 내가 훈련시켜온 문군, 그런 인간의 손에 내가 죽음을 당하게 된다니......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 내 목숨을 그들에게 빼앗기는 그런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나 스스로 목숨을 끊자.
     나는 그렇게 결심하고 인간이란 것들을 철저히 저주하면서 이렇게 증오스러운 인간이 주는 더러운 밥을 거부하는 단식에 들어갔던 거야. 오랫동안 단식을 하다보니 온몸에 기력이 죽 빠져 점점 몸을 제대로 가눌 수는 없지만 날이 갈수록 의식은 더더욱 또렷해지더군.
     요새는 어렴풋하게 어떤 소리가 자꾸 들려와...... 야생동물들이 싱싱한 대자연을 달리는 소리들이 점점 강하게 들려와...... 우리의 잃어버린 고향의 소리가......

 

         ▶ 끝.

댓글 4개

한민 2007. 09. 12. 오후 02:43

잘 읽었습니다. 모든 것 끝난 뒤............... 항상 다 알고 나면 기회마저 날아가 버리는 게 ..........

포아풀 2007. 09. 12. 오후 05:57

종이의 개기르는 법, 다시 말해 인간 길들이는 법은 성공한 듯 하면서도 뭔가 아쉬운 결말이네요. 그동안의 연재 고맙습니다. 문학의 다양한 장르를 접한 것 같습니다.

황태영 2007. 09. 13. 오전 11:53

끝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품자체의 연재는 끝났지만, 바쁜 회사일이 끝나는대로 \"개 기르는 법\" 에 대한 에필로그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이옥경 2007. 09. 14. 오전 10:35

운명을 거스를수는 없는것이겠지요. 주어진 삶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했지만 결국 그 끝은... 영원한 자유를 누릴수 있는 그곳은 과연 있을까 싶네요. 우리가 결국은 돌아가야할 곳... '개 기르는 법'을 읽으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입장차이랄까 모든것이 바꿔 생각해보면 그럴듯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주저앉고만 쫑이의 말로가 슬픕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에필로그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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