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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3부 사랑 너의 곁으로

한민 2007. 09. 13. 오후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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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객실. 
  민채는 학교를 나서자마자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무작정 해운대행 기차표를 끊었다. 평일이라 한산한 객실에는 드문드문 앉아있는 승객들이 저마다 다양한 포즈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민채는 플랫폼에서 사들고 온 스포츠 신문을 읽어 내려갔다. 

  전국대학축구선수권대회 기사가 눈에 들어오자 꼼꼼히 읽어나가던 그는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조선대 최성호 울산현대 입단 예정.’ 이라는 기사였다. 민채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가까스로 진학했던 성호형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어리다고 만 생각했던 홍철은 이미 인생의 설계도를 완성했고......’
 

  그 순간 진동으로 되어있는 민채의 전화기가 떨리기 시작했다. 
  은하였다. 
  망설이던 민채가 전화기를 열자 은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야?” 
  “부산 가는 중이야.” 
  “괜찮아?” 
  “다녀올게.” 
  “기다릴까?” 
  “......” 
  “부담주고 싶진 않아.” 
  “한 이틀 있을 것 같아.” 
  “해운대에 콘도가 있어. 거기서 보자. 내려가서 전화할게.” 
  “......” 
  민채의 대답을 들을 생각하지 않은 듯 은하는 전화기를 일방적으로 꺼버렸다. 이미 은하는 고속도로를 향하고 있었다. 

  여름의 끝이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태양은 눈부시도록 빛났다. 
  한적한 고속도로를 쾌속으로 질주하는 빨간 차가 있었다. 
  서울 넘버의 빨간 차는 아우디였다.
  그 아우디를 운전하는 이는 은하였다.
  운전을 하고 있는 은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은하는 몇 번 이고 같은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민채씨, 사랑해. 그날 이후 한 순간도 당신 생각을 놓은 적이 없어.’ 
  은하는 민채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리면서 행복한 순간을 몇 번이고 되 뇌이고 있었다. 

  은하의 전화벨이 울렸다. 미나였다. 은하는 이어폰을 꽂고 버튼을 눌렸다.   
  미나가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어디니?” 
  “부산가고 있어.” 
  “민채씨랑 통화됐어?” 
  “응.” 
  “다행이네. 현찬씨 전화는 받지 않는다는데?” 
  “무슨 일이 있겠지.” 
  “민채씨가 네게 어리광부리고 싶은가 봐. 남자들 가끔 어린 티를 낼 때가 있잖아. 민채씨는 무슨 사춘기도 아니고 군대 면제된 것 땜에 서울을 뜨냐?” 
  “무슨 일이 있겠지.” 
  “야, 이 기집애야. 무슨 할망구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긴 뭐가 있어?” 
  “무슨 일이 있을 거야.” 
  “내가 졌다. 조심해서 다녀와.” 

  은하는 민채가 자신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솟는 것을 느꼈다.
 
  은하는 악셀레이터를 힘차게 밟았다. 
  그녀를 실은 빨간 아우디는 과속 단속 카메라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전속력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쾌속 질주하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던 은하는 언양휴게소 표지판이 나오자 핸들을 꺾어 휴게소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러 화장을 고친 은하는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스쳐지나가는 중년의 아줌마가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힐끔거리고 있었다.
 
 
  은하는 다시 시동을 걸었다. 
  조금씩 주행차량이 늘어가는 것을 느낄 즈음 그녀의 시야에 부산 톨케이트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우측차선으로 진입하여 해운대 방면 도시고속도로 진입하며 민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오랫동안 울리는 동안 온갖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은하는 이대로 전화벨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면서도 막연하지만 까닭모를 확신을 느꼈다. 은하는 도시고속도로 위를 달리면서 도시고속도로가 한 방향으로만 갈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목적지까지 U 턴 할 수 없는 이 길처럼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필요도 가치도  없어. 어차피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이니까.’
 

  바로 그 순간, 그리움이 물씬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쯤이야?” 
  은하는 민채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끼며 멈췄던 눈물샘이 다시 솟아오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여보세요? 은하야!” 
  은하는 황급히 목소리를 높이며 대답했다. 
  “조금 있으면 해운대야. 지금 어디 있어?” 
  \"해운대 백사장이야. 조심해서 와.” 
  “그래. 도착하는 대로 전화할게.” 

  은하는 조심해서 오라는 민채의 말에 가슴 속의 뜨거운 기운이 왈칵 느껴졌다. 아직도 따가운 한 낮의 햇살이 새로고친 화장에는 아랑곳않고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무지개를 쑥스럽게 빚어내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댓글 3개

콩난 2007. 09. 14. 오전 08:40

은하의 해바라기 사랑이 궁금해지네요. 은하의 생각대로 풀릴기미도 보이고 말입니다. 사람은 때론 자기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가는 줄 알면서도 가지요.그게 민채의 모습이고...

이옥경 2007. 09. 14. 오전 11:05

'목적지 까지 U턴 할 수 없는 이 길처럼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필요도 가치도 없어. 어차피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이니까' 은하가 선택한 사랑. 그런 사랑에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는 민채. 이 둘의 관계는 아니 사랑은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해지네요.

한민 2007. 09. 14. 오후 03:47

때론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단호하고 소신있고 명쾌합니다. 특히 사랑, 결혼 문제만큼은 두드러진다고 생각합니다.<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콩난님, 이옥경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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