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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4부 야망 사의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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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에 영하는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하늘도 어린 생명의 죽음이 애처로운지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로 은하의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 같았다. 송명훈은 주위를 모두 물리고 그의 아내와 은하 그리고 은하의 남동생만을 데리고 경기도 화전의 화장터로 갔다. 민채는 현찬과 미나와 함께 은하에게 눈인사를 하고 뒤를 따랐다. 영안실 앞의 조화들이 하나둘씩 철거되었다. 민채가 조화들이 늘어선 통로를 지나가는 순간 패러다임호텔 사장 이현중의 조화가 막 걷히고 있었다. 은하는 하루 종일 소리 없이 흐느꼈다. 민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운구가 화로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은하의 어머니는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통곡을 했다. 송명훈은 시종일관 굳은 얼굴이었다. 은하의 남동생은 주변의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는 듯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은하는 여전히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미나는 은하의 손을 쥐고 같이 흐느끼고 있었다.
현찬은 민채와 대기실로 갔다.
현찬이 입을 열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안 됐어.” “고민과 갈등이 없는 저 세상이 오히려 행복할 수도 있지.” 점심 무렵 하늘이 개었다. 비온 뒤의 하늘은 오랜만에 파란하늘을 드러내고 햇살이 좋았다. 장례절차가 마무리 되면서 은하의 가족들이 대기실로 들어왔다. 은하가 가족들과 친구들을 소개하고 인사를 시켰다. 송명훈이 민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우리 은하가 가끔 이야기 하더군. 우리 은하가 그리도 마음 새길 정도면 대충 생겨먹은 놈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지. 고슴도치 아빠니까 말이야. 잘 부탁하네.” “감사합니다.” 은하의 가족이 화장터를 떠나려하자 미나는 은하와 함께 있고 싶다며 은하의 팔을 끼고 섰다. 박교수의 호출로 민채는 현찬과 함께 학교로 향했다. 박교수는 빔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세미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민채는 세미나실과 연결된 박교수의 방에서 그가 취중이면 의례히 부르던 애창곡 ‘사의찬미’가 적혀있는 액자가 유난히 새삼스러워 보였다. 사의찬미 김우진 작사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러 왔느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녹수청산은 변함이 없건만 우리인생은 나날이 변했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불현듯 민채의 머릿속에 그림 속의 하얀 구름사이로 오늘 아침 화장터에서 하얀 소복 입은 은하의 모습이 떠올랐다. 민채는 순간적으로 상념에 잠겼다. ‘영하는 무엇을 찾으러 왔다가 저리 일찍 갔을까.’ 박교수는 액자를 바라보는 민채의 어깨위로 손을 얹으며 말했다. “우리 한번 모든 것을 초월해서 열심히 한번 해보자. 퇴폐적 절망감이 아니고 초자아적인 신념을 가지고, 죽을 각오로 말이야.” 민채는 순간적으로 서로 다른 의지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는 어색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
댓글 2개
세상사가 그런가요. 모든 주변인들이 하나같이 연관되어 꼬여감을...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윤심덕의 사의 찬미 그녀의 바이브레이션이 가미된 노래도 떠오르고, 오랫만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주 오래된 옛적에 그 책을 찾으러 시내 서점을 헤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밤비가 오던 어느 날에... 지금도 그들은 현해탄 어느 푸른물결위에서 아름다운 영혼으로 떠 돌고 있겠지요. 못 다 이룬 사랑을 노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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