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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선의 탐닉
박종영 2007. 10. 24. 오후 04:03
4267
박종영 2007. 10. 24. 오후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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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선의 탐닉
- 박종영
여자 한 사람이
목욕탕 문을 열고 나온다
상기된 얼굴에 윤기나는 검은 머리가 상큼하다.
가벼운 현기증이 일었을까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멈칫한다
왁자한 탕 안 거울에 비친 내 몸의 높고 낮은 곳을
은밀한 눈으로 바라보던 절정의 두근거림을
감추고 서 있는 것일까
부자유한 거리의 시선이 탱탱해진 몸을
꿰뚫어 보기 때문일까
붉게 타는 부러운 시선을 예감한 듯
하얀 손으로 눈빛을 가리며 걷기 시작한다.
그렇게 부끄럼타는 청초함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는 사이,
윤색되지 않은 탐닉을 나무라며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여자의 뒷모습이
흘러간 날의 내 연인 같다.
댓글 1개
포아풀
2007. 10. 25. 오전 08:43
아름다움에 고개가 돌려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내 젊은 날의 여인을 떠올리는 감정... 그 시선의 탐닉이 건강해 보이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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