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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5부 우정 중국행
인천국제 공항은 평일이지만 관광시즌이라 행락객들로 붐볐다.
수많은 인파가 제각기 목적한 장소로 무표정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휴가 신청을 한 민채는 로밍을 하고 천일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 천일과 나란히 앉은 민채는 두 사람 외에는 동행이 없다는 걸 알자 천일에게 물었다.
“말씀하신 분은 함께 가지 않으시나 봐요.”
“먼저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현지 상황을 살펴보아야 하니까요.”
“중국은 초행이라 조금 떨립니다.”
“그러실 겁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저는 이런 일에는 경험이 없습니다. 현중 때문에 나서긴 했지만 괜히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군요.”
“인구가 10억에 달하는 중국인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 제일 먼저 구할 가치가 있는 자인가를 따집니다. 중국 현지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민채씨는 중국 내부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명분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위험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한 목숨 건 우정’ 뭐 그런 거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민채씨는 이회장님께서 각별한 부탁도 있으셨고 제가 항상 동행할 겁니다.”
“현중을 납치한 이유가 단순히 타협을 위한 것 이라면 일부러 납치당하는 것도 무모했고 이렇게 해결하는 방법도 무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외교적으로 처리할 부분인 것 같은데.”
“국가공무원다운 말씀이신데, 기업은 전쟁입니다. 정보를 쥐고 있지 못하면 까막눈이죠. 모든 조직범죄는 합법화 되어가고 기업은 조직범죄집단의 트레이드마크인 권모술수가 일반화 되어가는 세상이라고도 볼 수 있죠. 역정보 흘리기라든가 고급정보 확보하기 등 이권을 위한 어떠한 시도도 종업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으로 미화되고 있잖습니까. 우리는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현명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기왕 말씀드린 김에 몇 가지만 더 말씀드리죠. 갈홍하가 원하는 건 결국 이권입니다. 갈홍하는 이회장님을 해하기 위해 납치한 게 아닙니다. 우리와 타협하기 위하여 수순을 밝고 있는 셈입니다. 계약서를 쓰는 경우와는 다른 성격이죠. 갈홍하는 조직을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뭔가 보여줄 만한 것에 목말라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젊은 오너답게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갈홍하의 행보에 내부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무리가 제법 세력화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회장님을 구하고 갈홍하를 억류할 수 있으면 저들은 우리가 제시한 협상안에 동의할 것입니다. 저들의 내부가 복잡하기 때문에 스스로 위기를 조장하여 이를 타개하면서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고전적인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갈홍하가 원하는 바가 이권에 국한 된 거라면 진작 타협을 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그게 가장 쉬어보이지만 내부적인 절차가 여러 단계여서 힘의 소모를 최소화하려는 갈홍하의 의지가 이렇게 일을 추진했습니다. 일단 이회장님을 확보하고 나서 우리가 나서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의 각종 사업권에 대해서는 별 문제 없이 성사될 것 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장기적으로 갑, 을 관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대등한 관계 설정을 위해서 우리의 면모를 정확하게 확인시켜 주어야 더 이상의 갈등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들은 추측일 뿐인데 현중이 자칫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도 있지 않습니까?”
“이회장님은 특공조교 출신입니다. 현역시절에는 일개 병의 신분으로 사단 정보과장을 정보전으로 옷을 벗기기까지 했습니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죠. 회장님은 항상 몸을 사리는 법이 없이 정면 돌파 형 입니다.”
민채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어쩌면 민철의 우려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승덕이란 자의 살인 사건과 현중은 어떤 관계입니까. 솔직히 말씀해주시죠.”
“보도된 내용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저는 맡은 임무만 수행합니다. 이회장님의 개인적인 일은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말씀드릴 수 가 없습니다.”
“뭐가 그리 꼬여있는 겁니까? 답답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게 주어진 일 외에는 발설치 않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발설이라면 혐의가 있다는 말이군요.”
“말꼬리를 잡으신다면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민채가 상황을 다시 정리하기도 전에 비행기는 상해 공항에 도착했다. 모자에 빨간 띠를 두른 공안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승객들의 신분증과 가방들을 조사했다. 아직도 전산망이나 검문검색 시스템이 낙후되어 한 시간 가량이 지나서야 공항을 나설 수가 있었다.
중국 땅에 처음 발을 내디딘 민채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하고 두려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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