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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늑대 5

한민 2008. 01. 28. 오후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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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한영준은 혜미를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죠.”


  혜미는 다시 한번 놀랐다.

  여름이 되면 몸매가 드러나고, 더구나 바닷가에서는 없던 용기마저도 생기는데, 거기에 덧붙여 술까지 한잔 한 상태에서 자신을 이렇듯 반듯하게 놓아준 사내가 여태까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묘한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그녀는 목례를 하면서 돌아서는데 아무래도 뒤통수를 둔기로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혜미는 떨어지지 않으려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 내딛기 시작했다.

  ‘저 늑대는 아직 나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 두 시간이면 충분해!’

 

  그랜드호텔 708호.

  어느새 도착한 혜미의 친구들은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고 교대로 샤워를 하는 중이었다. 자정 무렵 도착 예정이었던 그들은 예매표 보다 이른 시간대 서울발 KTX 좌석을 구할 수 있어서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


  비즈니스 룸인 708호 는 네 명이 묵기에는 넉넉했다.

  혜미의 친구들 역시 하나같이 아름다운 몸매와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가희.

  그녀는 아버지의 성화 덕에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오로지 시집을 잘 갈 수 있다는 이유하나로 꿋꿋이 대학 강단에 나가고 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원장 수업을 받고 있는 민정.

  그녀의 어머니는 20 년이 넘도록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여장부로서 민정에게 유치원을 물려주려고 하는 상황인데 자유분방한 민정은 따분한 유치원생활이 맘에 들지 않아 기를 쓰고 탈출하려고 하고 있다.


  가장 일찍 결혼한 전업주부 윤정.

  이름만 대면 모두 알만한 대기업의 막내아들과 시끌벅적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한동안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다가 최근 독수공방이 길어지면서 여름 여행에 동행키로 한 상태이다.


  사실 윤정의 덕을 보려면 최고급 방에 묵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나마 고급 호텔 비즈니스룸을 선택한 것은 그들의 동선을 은폐함으로써 그들만의 낭만적인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타원형 회의용 테이블 위에 LCD 모니터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혜미는 컴퓨터의 전원을 누르고 손가락 끝을 깨물고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희가 머리를 말리며 그녀의 곁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목표물을 점검하시려고?” 

  “무슨 뜻이야?”

  “네 얼굴에 씌어있어, 매년 여름 콜렉션처럼 남자수집 할 때의 그 표정.”

  “미친년, 보신탕 좋아하더니 개 코 다 됐네.”

  “어머, 진짜니? 넘겨짚었는데, 이번엔 어떤 스타일이야?”

  “모처럼 강적을 만났어.”

  “어머, 너에게도 강적의 개념이 있구나. 세월이 흘렀나봐.”

  “작년 보다 골밀도 상태 좋지, 체지방 줄었지, 그러면서도 몸무게는 약간 늘었어. 한 500g 정도?”

  “근육 강화제 먹니?”

  “아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금 강화했지. 컨디션도 최상이고.”

  “그럼, 뭐가 걱정이야?”

  “좌우지간 센 놈이야. 잠깐만!!”


  혜미는 눈을 반짝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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