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안개, 그 박명의 숨소리
박종영 2008. 02. 11. 오후 06:00
3528
박종영 2008. 02. 11. 오후 06:00
3528
안개, 그 박명(薄明)의 숨소리
- 박종영
첫새벽의 신처럼 하얀 가슴으로 숨어든다.
어느때는 겸허한 침묵의 눈물로 낮게 흐르면서
그리움으로 간지럼타는 나무의 사랑을 엿듣기도 한다.
훌쩍 한 바퀴 산천을 돌아 와서도
아직 싱싱한 물방울로 보챈다.
으스대며 제 심장을 송두리째 꺼내 보이며
바로 채워지는 흔적을 잡아보라 한다.
그럴 때마다 갈 곳 잃은 작은 미소의 물방울들이
찬 기운으로 뭉쳐 높고 낮음이 없는 지평에서 나래를 편다.
이쯤 새벽은 안개의 평원을 거닐며 어떤 하루를 궁리할까?
강을 건너는 바람의 심술이 불어오기 전에
서둘러 사랑을 안기고 사라지는 아침 햇살을 담아올까?
부서지는 빛살위에 밋밋한 웃음으로 퍼지는 안개꽃,
산비탈 망개나무 가시 얼굴에도
해송 그늘 받치고 핀 쑥부쟁이 마른 허리에도
모랫바람 눈물겨운 해국의 짓물린 가슴앓이에도
한 움큼 는개비 뿌리고 넘어가는 등 시린 세월,
그 박명(薄明)의 숨소리 들려오는 곳으로
안개는 비에 젖지 않는다, 언제나 젖어 있으므로
댓글 1개
포아풀
2008. 02. 12. 오전 11:31
안개, 그 박명의 숨소리... 어느 여인네의 숨결인 듯, 하늘하늘 얇은 옷자락인 듯... 안개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