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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빨
아침이빨
검은 파도가 있었느냐
줄어드는 코 끝이었느냐
거기 구름이 흐르고 있구나
목줄기보다 굵은 나무가지 위
또 다른 무서움에 웅크려 있었느냐
그러나 지금 보이지 않는구나
그렇지만 물론 잘 있었는가?
하늘 아래 모두 아침이빨이여!
고맙네 그렇다네 고맙다네
내 지금 살아 있어 고맙네
그대 때문에 살아있어 고맙네
그러나 듣고 있는가
나의 목소리 듣고 있는가
부끄러움에 부르는 이 떨림을.
어디에 있는가 눈을 부릅뜨고
누구의 몸 속에 더 머물러
손가락질 하는가 웃고 있는가
쿵쿵 발소리 듣는가
사람만 보면 꿈쩍 달려드는
미치도록 커지는 이 발소리
그대 손뼉치는 소리보다
아직은 작기만한 짝발소리를.
손잡게나 아침이빨이여
꼭 안아 말해주게나 그것이라고
그것은 먼 기다림이라고
기다려야 할 외로움이었다라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대답하려느뇨
그대가 처음 맡은 땀냄새를
어찌 사랑 같다 말하지 않으려느뇨
먹이에 대한 사랑
눈물에 대한 사랑
잠에 대한 사랑
땅에 대한 사랑
오, 꽃에 대한 사랑
그 사랑 모두 갖기 위해
두 손등 철철 땀 적신 채
그대 머리는 더욱 커져
분명 나를 닮을 것이라고
왜 친구에게 말해두지 않았느뇨.
곳곳 사랑 뿜던 화산 식어갈 때
두려웠는가?
사랑을 더 갖지 못해
주고 싶은 사랑 더 없기에
마지막 맡고 싶은 땀냄새가
그대만의 사랑이라 말하고 싶어
얼굴 비틀며 두려워하였는가.
다시 아침을 기다리는가
다른 그대의 해를 또 만들어
목 터져라 다른 아침을 기다리는가
다른 사랑 하나 만들어 갖기 위해
나의 해 나의 눈빛 나의 사랑
한꺼번에 팽개치려 하는가
미치도록 거꾸로 서서 그대여.
아니네 아닐지도 모르네
아침이빨이여!
머리맡 뜨끈 용암 식어가고
추운 공룡이 그대 친구처럼
옆구리에 기대어 작아지려 할 때
기억하게나 슬픈 그건
풋사랑 하나 흉내고자 함이었네.
나는 알몸으로 기다려야 하는가
그리고 잘 지켜 보게나
밥풀 사랑 닿는 곳마다
그대 땀 철철거리고 있어
벌겋게 벗어도 부끄럼 몰랐어라.
꽉 기다려야 하는가
이 더운 순간
사랑 하나 보듬기 위해
이제 옷을 입어 기다려야 하는가.
다른 아침이 오기 전에
아침이빨이여 사랑을 주게나
땀으로 살찐 흙 밟고
맨살 냄새 물씬 풍기는
새싹소리에 크게 놀라는 사랑을
사랑 더욱 하지 못해 기다리는
그대 시간 길어서 뜨거운 소리를.
움직이고 있어라 그대는 그림자
얼굴 손톱 꼬리 발바닥
누런 이빨 끙 물고 있어도
근뎅근뎅 코 간지럽히느니
그대 입술은 젖은 모습이었느냐.
결국 매일 잊어야 하는가
한번은 죽어 미워한 적 있으리
그러나, 어허 아침이빨이여
밥을 먹으며 돌아선
눈물을 흘리며 돌아선
외로움에 지쳐 돌아선 것을
어찌 죽어 용서하지 않았으리.
그대 곁 새벽뜸엔
내 신던 신발 벗어 놓으리
눈망울 익은 끈은 풀어 놓겠네
그저 한번 만져라도 주게
붉거나 땀이란 아니 검거나
모두 같지 않음이야 모르겠냐만
잠깐 잠들더라도 망서리지 말게
지금도 이어지는 땀몽울 소리마다
그 사이마다 울고 웃던 사랑
내 어찌 아니 듣고 싶을텐가.
나는 발은 구르고 있었느냐
동그라니 사랑 만들고 있었느냐
동그랗게 나누어 주고 있었느냐
그대 손뼉치며 보고 있어라.
구름이 흐르다 떨어지는구나
그대여 바람과 팔장난 하였어라
하늘은 처음부터 밤이 없는 것
아침 또한 없었던 것이어늘
그렇다 산에 오르게라
더 높은 산 소나무에 오르게라.
그대는 벼랑턱에 섰느냐
하, 나의 하늘은 어디에도 없구나
짧은 숨소리만 커져오고 있어
조각난 하늘은 벌써 하늘은
그대 아침 찬란한 이빨 끝
번쩍거려 이렇게 머물러 있으니
(주) 아침이빨 : Morning tooth. 눈이 크고, 코가 길쭉하게 뻗어 나온 야행성 동물. 포유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며, 생김새는 쥐 같이 생겼고, 후각이 매우 발달되었다고 함.
댓글 1개
눈이 크고 코가 길쭉한 아침이빨이 찾는 것은 무엇일까요. 포유류의 조상이라면, 어쩌면 우리 인간도 포함하는 것일까요. 오늘도 큰 눈으로 두리번거리고 냄새맡고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다녔지요. 아침이빨처럼... 중심으로 들지도 못하고 시의 언저리에서 헤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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