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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갈 때면

松花 강봉환 2009. 08. 23.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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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갈 때면
 
松花 강 봉환
 
길 섶 따라 풀벌레소리 귀 기우리며 걸어가다 보면
언제나 푸르를 것 같은 새파란 길 섶 잡초들 사이로
후-두-둑 하는 소리에 나도 몰래 인기척에 놀라서
제 갈 길 바삐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가는 참새 떼들
 
그중에는 아침마다 방울방울 이슬을 머금기도 하고
노을빛을 받아 금빛 찬란하게 하늘거리듯 맞이하며
은은하고 감동적인 가을에 정취를 알리는 수크령에
왠지 모를 설렘에 마음마저 빼앗기던 시절이 있었지
 
하염없이 걷는 산책길에 만나는 이름 모를 잡초들에
단연 돋보이듯 석양빛에 짙어져 가을을 알리던 서곡
그곳에 나 홀로 뽐내듯 우쭐대며 가을색이 돋보이고
가을을 알리려는 듯 솔솔 부는 바람에 하늘거리기만
 
그 옛날 풀을 매어 은혜를 갚는다는 풀, 수크령 군락
결초보은이라는 고사성어마저 생겨나게 한 낯익은 풀
이른 아침부터 모두 수크령 풀 섶에 묻혀 조잘거리듯
시끄럽게 쪼아대는 참새 떼에게 더 없는 먹이 감으로
 
가을은 이렇게 조용한 풀 섶 합창에 익어가는 가 보다.
  
  
 
수크령:
수크령은 화본과의 여러 해살이 풀로 산을 다 내려온 끝자락, 또는 들녘의 풀 섶, 길가에서 흔히 자란다. 지방에 따라서는 길갱이 라고도 하며 길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낭미초(狼尾草)라고도 하는데 꽃 모양이 동물의 꼬리를 닮아서 그렇다. 이삭모양이 강아지풀과 아주 비슷한데 훨씬 커서 말밥이라고도 부른다. 수크령은 높이 30∼80cm로 잎은 다소 넓고 평평하며 흰털이 있다. 잎이 길다보니 중간쯤에서 아래로 늘어진다. 가을이 되기까지는 아무런 특징도 없이 뾰족한 잎만 수북이 내어 바람에 나부끼다가 벼가 익어가고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면 일제히 꽃을 피운다. 여러 개가 뭉쳐나 그루를 이뤄 자라며 억센 잔뿌리가 사방으로 퍼져 뽑기가 힘들다. 척박한 땅이나 건조한 곳에 잘 자란다. 꽃은 9∼10월에 피는데 꽃 이삭은 원기둥 모양이고 검은 자주색(흑자색)이다. 줄기는 여러 개가 총생 하고 1개의 화수가 끝에 달린다. 꽃차례는 원기둥 모양으로 길이가 15∼25cm로 주방에서 병을 씻는데 사용하는 솔 모양이다. 마른 꽃대는 꽃꽂이 용도로 쓰인다.
 
 
 

댓글 2개

포아풀 2009. 08. 26. 오후 04:55

게절은 누가 뭐라지 않아도 알아서 순환하네요. 자연만큼 위대한 것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강봉환 2009. 08. 31. 오후 04:05

벌써 가을의 서정이 그려집니다..들판의 벼이삭은 점점 노래지고, 어느덧 초저녁 귀뚜라미 울며, 한여름 시끄럽게 울던 매미는 사라지고, 하늘은 그렇게 높게높게 가을을 맞이 하나 봅니다 지금 시골은 오곡과 과일이 익어가는 풍성한 계절로 접어 들지만 농부들 마음은 더더욱 바빠집니다...고맙습니다 포아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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