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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길에 피었을지라도
* 외로운 길에 피었을지라도
꽃에도 팔자가 있어서
여의도가는 산책길에도 피어 있고,
소박맞고 친정가는 여인이 지나 갔을
외진 들 길에도 피어 있는 것일까.
오고 가는 이 없는 외로운 길에
피고 싶은 꽃이 어디에 있으랴만,
인적 끊긴 길이라 눈 길 주는 이 없어
체념 섞인 고독한 표정 역력하여도,
결코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고,
하늘 향해 꽃대 반듯이 세운 코스모스.
시름섞인 한숨이 바람처럼 남아 있는
외로운 길에 피었을지라도
한 점 부끄럼 없는 꽃 피우기 위하여
청청한 하늘 지켜 낼 기개로 피어 있는 꽃.
어느 심지 곧은 영혼이 그 뿌리에 닿아 있길래,
실바람에도 하늘거리는 가녀린 몸,
곧추 세워 꽃을 피웠을까.
**후기 / 세상길에 실패하고 낙향하는 초라한 모습이라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마을 앞을 지나가는 큰 길을 피해 산 모퉁이 돌고 돌아가는 먼 길 일지라도,
외진 길만을 찾아 아주 오래 전에 누군가가 절치부심, 회한을 삭이며 홀로 걸어 갔을,
지금은 지나는 이 없는 인적 끊긴 길.
그 외로운 고갯 길에 피어 있는 꽃이 어찌 코스모스 뿐이랴만,
사람 키 만큼이나 흘쩍 자란 큰 키에 여리여리한 몸....가냘픈 몸이야 바람에 흐느적
거려도 뿌리는 땅의 중심을 향하고, 여린 꽃대 하늘을 향해 반듯이 세워
높은 뜻 받들어, 지켜 낼 기개로 꽃을 피운 모습이 예삿롭지 않았지요.
그리고,
나들이 나온 인파로 붐비던 여의도에 뭇 시선을 받으며 피어 있는 코스모스도,
한숨 섞인 바람이 휘돌아 흐르는 인적 끊긴 고갯 길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도,
똑같은 자태에, 꽃잎도 똑같이 여덟닢이라 꽃에도 팔자가 있겠거니 생각했지요.
댓글 8개
어느 심지 곧은 영혼이 그 뿌리에 닿아 있길래, 실바람에도 하늘거리는 가녀린 몸, 곧추 세워 꽃을 피웠을까. (이 부분에서 한참 우수에 젖었습니다.^^) 미오새 님~! 정말 꽃에도 팔자가 있다면 그 꽃이 아릿다운 여인으로 환생해 저에게 꽃 향기를 마구마구 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미오새 님은 눈물샘이 많은 탓에 이슬방울에 항상 묻혀 있는 코스모스와 같은 여인과 한평생 사실 거라 봅니다. 절대 팔자 사나운 꽃은 미오새님에게 접근하지 못할겁니다. 눈웃음 한 번 치고 갑니다.
세상이 힘들면 팔자 탓으로 돌려 마음의 손실을 막고 주위에 잘 살아 보이는 이웃이 있으면 ..애그 지 애비 애미 잘 만나 이세상 고생하지 않고 호의호식 한다며 애써 부러워하지 않던 우리 조상님들의 인생에 팔자는 대단히 중요하였습니다 얼굴을 보면 살아온 바를 알고 마음 씀씀이를 보면 앞날이 예상되고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꾼다면 팔자가 변한다는데 사실일까요? 미오새님..포아폴님 저 백곰 동면준비에 몸과 마음을 사리고 있습니다 변화의 계절에 건강하십시요
*인구님... 아니, 깨꽃의 향기로도 부족해서 또 꽃향기를....그래서 남자는, 여자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라고 하면서도 그 갈대에 앉으려는 한마리 잠자리 같다던가요 . 인구님이 흘리고 간 눈웃음이 세상 가득 넘치는 듯 모든 만물이 웃고 있어요. *성동님...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때를 안다고 하던가요? 때를 아는 지혜로 겨울잠을 준비하시는 것이라면, 사색의 향기에서는 굳이 동면이 필요 없을 듯도 싶은데요. 왜냐면, 이곳은 다양한 생각과 글들이 새싹처럼 돋아나는 봄날의 정원같으니까.... 아직 생각이 여물지 못해 초라한 글이지만, 괘념치 않으시고 정깊은 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성동님 !
강변을 따라 한쪽으로 가면 여의도, 반대쪽으로 거슬러 가면 반포쪽 이더군요. 가끔 이곳으로 도보 나들이를 갑니다. 서래공원을 거쳐 따라 걷다보면 달빛분수도 만나고 갈대와 코스모스길도 기분 좋게 합니다. 자전거족과 가족들의 모습이 한가로운 휴일 풍경이지요. 코스모스가 많이 져서 씨앗이 맺히기도 했고 이제 막 꽃을 피운 작고 똘망한 녀석들도 있더군요. 늦되다는 말... 늦게 알고, 늦게 자라고, 철이 늦게 들어 늘 걱정이 따라붙던 아이도 어느새 자기 나름의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을 그 늦된 코스모스에게서 봅니다. 미오새님이 꽃에도 팔자가 있는갑다고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느끼실 때 저는 그 늦된 꽃이 오래도록 와 닿던걸요. 여덟 꽃잎까지 차분히 살피고 오신 미오새님의 섬세함을 전달받습니다.^^
*포아풀님... 코스모스... 한해살이 풀로서 1.5~2m의 큰키에 꽃잎은 6~8개로 연분홍색, 하얀색, 연한 홍색의 꽃이 6월에서 10월 까지 피며, 꽃말은 소녀의 순정, 조화, 애정이라고 식물도감에는 소개되어 있었지만, 아직 여덟닢외의 코스모스꽃은 어느 길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지요. 안중근 의사가 유묵으로 남기셨다는 글씨 3점중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戒愼乎其所不睹 계신호기소불도 (아무도 보지 않는곳에서도 스스로 경계하고 삼간다) 다정한 눈길 한번 받을 수 없는 없는 인적 끊긴 고갯길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세상에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하였을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있는 우리 주변의 많은 이웃들을 생각하였지요. 사람도 꽃도 제 역할을 잘 감당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영혼의 키는 어쩌면 외로운 시간에만 자라는건 아닐까....미오새의 생각입니다. 깊어 가는 가을 밤 ...세상 시름 일랑 잠시 내려 놓으시고 안녕히 주무십시요.
영혼의 키는 외로운 시간에만 자란다... 미오새님의 이 말씀, 오늘 유난히 다가옵니다. 목요일 오후 더욱 뜻깊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미오새님...
*포아풀님... 화초의 수분을 돕는 나비처럼, 이쪽 저쪽 분주히 다니면서 댓글의 향연을 베푸시는 포아풀님을 위해 비단을 깔아 비단길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는 독자도 최소한의 수준은 갖추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메모를 해두었던, 지금은 하늘길을 걷고 계실 어느 여류시인의 시 한 귀절.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가랴...\" 이 귀절에서 실마리를 얻어 영혼은 외로움으로 자란다는 생각을 하게 되였지요. 금요일 오후의 자유로움으로 님께서 걸으셨던 강변의 산책길을 더듬어 봅니다.
오늘이 입동이었다는데 참 따뜻했어요. 미오새님의 주말이 궁금합니다. 휴일 잘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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