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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장애우 소년을 위한 희망가 나단조

김봉길 2010. 10. 23. 오후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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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장애우 소년을 위한 희망가 나단조




 

깡통 옆구리 매달고

어디로 갈까

고개 숙이는 소년

하늘 아니면

땅만 보는 소년

 


크크크

태어날 때 원하는대로 태어나지 않죠

고개를 더 숙이고 싶어요

부끄러워서?

천만에요

무거워요 세상이 무거워요

쉽게 눈물이 떨어지죠

뺨에 흐르지 않고

 


아픈 건 팔도 손도 마음도

그 모두 아니죠

그냥 세상이 아파서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지금 땅 향해 노래 부르는 것처럼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맑은 달 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 같도다

 


그렇게 희망을 이야기 했다

희망이 있어야 산다고 했다

희망이 밥이고 사랑이라고 했다

어떤 희망?

그런 다음, 그 희망 다음은 또 희망?

그리고 다시 또 희망?

아니다

아니다 희망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래 단 한 번으로 족하다

그 한번이 끝이든

또 다시 되풀이 되든

조건이 달리지 않은 희망

 


그냥 비슷한 사람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만 좋아하죠

산다는 거 서로 비슷해지려는 거 아닌가요?

태어날 때 서로 다르게 태어나

자라면서 서로 따지죠

누가 코가 더 예쁜지

아니면 네 눈이 더 못생겼는지

크크크 좋은 것은 내 것

나쁜 것은 네 것 크크크

 


땅하고 하늘만 쳐다보려고 해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땅과 하늘 



<'2004년 사랑나눔캠프' 관찰일지 중에서>

댓글 5개

윤고방 2010. 10. 26. 오전 08:17

김봉길님의 절절한 시편 잘 읽었습니다. 하늘 아니면 / 땅만 보는 소년 / 고개를 더 숙이고 싶어요 // 부끄러워서? / 천만에요 / 무거워요 세상이 무거워요 // 그냥 세상이 아파서요 /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 지금 땅 향해 노래 부르는 것처럼 소년 자신이 아니고선 결코 아무도 도달할 수 없는 자폐장애우 소년의 순수 영적 세계에, 김봉길님께선 손을 잡고 함께 도달하셨군요. 좀더 다듬어서 관찰일지의 표지를 벗겨도 좋을 듯합니다.

포아풀 2010. 10. 26. 오전 11:58

그렇네요... 절절한... 윤고방 선생님의 활약이 빛나옵니다.

김봉길 2010. 10. 26. 오후 08:05

말씀 고맙습니다. 인간은 다듬을 수록 더 인간다워지겠지요. (http://kimbongkil.blog.me/150044166415)

윤고방 2010. 10. 27. 오전 12:59

포아풀님, 첫 댓글을 달면서 첫 이슬, 첫 눈 발자국 같은 풀님을 생각했더랬습니다. 무디고 어설픈 골방새가 먼저 나서도 되나? 바쁜 일이 있으신가 나보다 했지요. 또 한편으로는 그토록 한결같이 시편마다 귀를 기울여 주시다니 참 대단하시구나. 그래서 어쩌다 한 번쯤은 첫 댓글의 수고를 덜어 드리자고 마음 먹기도 하지요. 제가 풀님의 피곤한 어깨좀 잠시 주물러 드린다 치고...뭇 남정네의 질투도 불사...!

포아풀 2010. 10. 27. 오후 05:49

윤고방 선생님, 고맙습니다. 뭇 남정네의 질투라.. 후후! 기분 차암 괜찮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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