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함박눈

박성실 2010. 12. 28. 오후 02:50
3850

함박눈
= 박성실


암담한 밤
나는 꿈꾼다

하얀 세상이 도래한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조용히 깊어지는 함성과 함께

오랫동안 치밀하게 
응집하고 조직한다
일제히 설복하여 일어선다
세상은 저항할 여지 없이
그들을 맞고

아침
하얗게 덮인 새로운 세상
잠시나마
나는
순전히 섰다

마른침 간신히 삼킨다
흔들리는 발을 들어
자욱을 낸다

댓글 17개

안개꽃* 2010. 12. 28. 오후 04:40

온전히 온 세상을 뒤덮은 눈처럼 새하얀 마음이고 싶습니다 님의 시어처럼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순수한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며칠 안남은 2010년 마무리 잘하시고 닥아오는 새해에는 좋은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박종영 2010. 12. 29. 오전 01:51

흔들리는 발을 들어 내 지나간 흔적을 남기는 하얀 세상의 길, 바로 눈이 내리는 날의 여적입니다. 아주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응집하며 쌓이는 눈발의 자유를 읽습니다. 함박눈이 되어 나도 뛰어내립니다.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박성실 시인님.

정상근 2010. 12. 29. 오전 08:50

하얗게 덮인 새로운 세상...나는 순전히 섰다. 저희 집 앞 찻길 건너편에 고등학교가 있어요. 3층에서 보면 학교 운동장이 훤하게 보이지요. 거기에 눈이 하얗게 덮이면,,주변을 생략한 채 바라보면 어디 거대한 설원의 입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순전히 섰다'라는 싯귀에서 그 느낌을 받았습니다 ^^ 그런데 앞으론 입이 마르면 마른침 삼키지말고 얼른 물 드세요..^^

미오새 2010. 12. 29. 오후 01:54

*성실님.. 함박눈이 내려 하얀 세상이 되는 것처럼 혼탁한 마음에도 순수의 변화를 일으킬 함박눈이 내렸으면... 흔들리는 발을 들어 눈 길을 걸으면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세상길에도 발자취는 남겠지요. 눈이 많이 내려서 길을 찾기 어려운 산 길에서 바른 길을 찾기 위해 첫 발을 내딛어야 할 때면, 절실하게 마음에 와닿는 시가 하나 있어요.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修胡亂行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험한 눈길을 가더라도 비틀거리지 마라 오늘 내가 간 길은 후일 남의 앞 길이 되리니.. 서산대사의 선시로서 백범 김 구 선생님이 좌우명처럼 가까이 하였다고 합니다. 언제인가 향기작가님에 의해서 향기메일에서도 소개되었지요. 성실님.. \"자욱을 낸다\"의 \"자욱\"은 의도 된 표현인가요? 아니라면 \"자국\"이 바른 표기법 같은데요. 단어의 선택은 작가의 재량일텐데, 괜히 긁어 부스럼 내는건 아닌지...조심스러워요.

박성실 2010. 12. 30. 오전 11:07

아, 안개꽃님을 통해 들으니 저항없이 받아들인다는 말이 이런 느낌이 나는군요. 감사해요. 순수한 마음은 그것을 원하는 자리에 둥지를 틀텝니다. 들려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 들려주셔서 부족한 시가 풍성해지네요. 감사합니다. 올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 해에도 좋은 일로 넘쳐나길 바랍니다.

박성실 2010. 12. 30. 오전 11:29

시인님, 저의 시보다 시인님의 댓글이 더 아름답습니다. 함박눈이 되어 뛰어 내리는 자유, 제가 의도한 것 이상의 것을 말씀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밤새 내리는 눈을 보면서 느꼈던 감흥이 아침에 새롭게 다가온 아침의 떨림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시인'이라고 불러주신 것은 다른 시인분들께 죄송하지만 제 시 앞에서만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제가 이 시를 쓴 것은 맞으니 말이죠..^^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2011년 기쁘게 맞으세요.

박성실 2010. 12. 30. 오전 11:31

하하하 일단 웃어야겠어요. 입이 마르면 얼른 물을 마실께요. 그걸 잊었네요. 그 운동장의 광경이 저에게도 전해지네요. 또 다시 마른침이 ㅎㅎ 물 마시러 가야겠어요.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유쾌한 농담도 함께 감사합니다. 항상 들려 좋은 말씀 나눠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남은 한 해 행복하시고 2011년 기쁘게 맞으세요~

박성실 2010. 12. 30. 오전 11:51

이런 미오새님, 이러시깁니까! 저의 시보다 댓글이 더 감동적입니다. 서산대사의 역량 때문일까요, 미오새님의 전달력 때문일까요! 주신 시는 주변 사람들에게 유포하여 나눴음에도 의미가 자꾸만 커져갑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자욱은 잘못된 표기가 맞습니다. 자국이 맞는 표기법인데, 올바른 표기법으로 저의 어감을 전달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여 이렇게 잘못된 표기를 써 버렸네요. 좋은 지적이세요. 역시 예리하세요. 미오새님, 그거 아십니까? 지난번 미오새님의 글에 댓글을 달다가 이 시가 탄생했다는 것 말입니다. 그 때 눈이 오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썼었는데 며칠 전 또 다시 내린 눈을 보면서 그 감흥이 살아났지 뭡니까.. 이래저래 미오새님께는 감사할 일이네요. 곧 새 해네요. 꼼꼼하신만큼 계획을 세우셨나요? 새 해에는 날마다 더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뵈요^^

양미선 2010. 12. 30. 오후 04:24

아침... 하얗게 덮인 세로운 세상.... 베란다 창문 너머 보인 하얀세상... 오늘 아침 풍경도 온통 하얀 세상이었어요. 글을 접하며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세요...^^

포아풀 2010. 12. 31. 오전 12:03

깊어진 함성이네요. 펑펑 눈오는 날은... 성실님, 이제는 시영역까지... 열정이 넘치는 분...

송지오 2010. 12. 31. 오전 02:01

요즘 눈이 많이 내리네요...함박눈이...... 시를 잘 읽고 갑니다...새해에는 눈처럼 세상이 깨끗했으면 합니다.

박성실 2010. 12. 31. 오전 09:18

네 감사합니다. 돌아갈 동심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참 멋집니다. 하얀 눈이 주는 느낌이 이토록 동일하다는 것은 참 재밌습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하고요, 행복하세요.

박성실 2010. 12. 31. 오전 09:25

포아풀님, 다녀가셨네요^^ 요즘 자꾸 시를 읽어 그런가, 자꾸 쓰게 되네요. 이런 것이 열정인지는 잘 모르나, 쓰고나야 마음이 편해지네요.... ^^ 언젠가 눈이 만약 형광색이라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럼 눈이 참 부시겠구나. 눈을 보면서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게될까? 어쩌면 하얀색이라서 참 다행이다. 뭐 그런 생각이요..헤헤 포아풀님, 어찌어찌하다보니, 정말 오늘이 12월 31일이네요. 사실 고백하자면, 제가 지난 한 해 동안 최모시인님의 시를 남모르게 유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시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1년에도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춥네요. 빙판길도 조심하시고, 감기도 조심하세요.

박성실 2010. 12. 31. 오전 09:27

네, 잠시라도 깨끗해진 세상을 보면서 그 세상에 다시 발자국을 내면서 저도 이런 종류의 환골탈태가 저에게도 일어났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새해에는 저도 순전해지고 싶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채균 2010. 12. 31. 오전 10:56

하얗게 덮인 새로운 세상... 정말 순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아풀 2011. 01. 01. 오전 11:26

이런... 감사합니다, 성실님. 더욱 좋은 글로 뵙겠습니다. 성실님도 지금처럼 늘 같이 해주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

박성실 2011. 01. 02. 오후 11:44

새해가 밝았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도 좋은 시 많이 부탁드립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