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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남명희 2011. 05. 09. 오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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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성북구의 보문사 석굴암 가는 길에서 >
비움 / 남명희(南名熙)

 

박은 제 속을 박박 긁어
다 토해내야 바가지 되고,

무청은 제 속에 품은 수분 다 날려버려야
맛있는 시래기나물 되고,

아욱은 제 몸속 시푸른 육즙 다 흘려버려야
깊은 국 맛이 나고, 

내 배알과 속알 다 비우니
어, 집안이 조용하다
허, 허, 귀가 점점 맑아진다  

댓글 6개

남명희 2011. 05. 09. 오후 10:47

나이가 들수록 말은 적게 해야 된다는 진실을 깨닫습니다.^^

김현배 2011. 05. 09. 오후 11:00

그렇습니다. 겉의 형식들을 모두 씻어내고 순수한 내용만 남을 때 우리는 표현의 가치를 알게 되지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남명희 2011. 05. 09. 오후 11:08

졸작을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시니 고맙습니다. 오늘 밤 남은 시간도 행복하세요.^^

박종영 2011. 05. 10. 오전 11:03

비움의 철학, 비워내야 속이 시원한 박과 무청, 그리고 달작지근한 아욱국의 비움의 맛에서 삶의 가치를 배우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드리며 푸른 오월, 늘 넉넉한 시간 되십시오.

양미선 2011. 05. 11. 오전 12:03

상대를 원망하기전에 상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상대의 입장이라면...내 마음을 비우니 2% 가벼워진 느낌.. 내 배알과 속알 다 비우니 집안이 조용해진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상근 2011. 05. 16. 오후 12:14

왜 우리네 여성분들은 남자의 배알을 다 비워내어야 조용하게 지내게 해주는지 원~~ 못&#46124;어 증말...ㅋㅋ 비워서 얻을 수 있는 맛과 멋이 깃든 글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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