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봄은 둥글다

포아풀 2011. 05. 17. 오전 01:41
5056


봄은 둥글다


많은 각에 다쳐본 탓일까요


봄도 마음 아프게 건드리며 왔다가


기별 없이 가는 줄 알았는데요


그런데요


겨운 한나절에 둥글게 하품을 토하며


내려다보는데


담을 넘어가려는 듯


솜사탕 같은 민들레 둥근 꽃씨


어린 바람의 꼬리를 잡고 있겠지요


짠한 마음에 입 둥글게 오므려


후우 휘파람을 불었는데요


햐, 홀씨로 가벼워져서 훌쩍 담장을 넘겠지요


마음 풍선으로 부풀던걸요


덩달아 신바람이라도 난 걸까요


까르르 웃어재끼는 애기똥풀꽃


동글동글 하던걸요


고요를 둥글게 이고 앉은 파꽃이


하얗게 눈을 흘기는데요


마침 둥근 해가 중천에서 빙그레 웃데요


참 환한 풍경이던걸요


 

댓글 18개

박성실 2011. 05. 17. 오전 09:43

포아풀님, 참으로 신기합니다. 지난번에는 제비꽃을 그러하시더니 이번에는 둥그럼이네요. 어젯밤 저도 둥그럼에 대해서 적으려고 했는데요, 저는 제 노트에만 적어둬야겠네요. 저는 무심결에 민들레 홀씨를 입을 동글게 모아 불면 내 안에 말하지 못했던 응어리들이 함께 날아가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이상하죠. 저는 바람에 시달리는 마음 자잘하게 날카로워졌으면서 바람의 끝을 잡고 있는 그 홀씨를 불어버리니, 그런데 그걸 불어버리고 났더니 홀씨는 날아가고 뾰족해졌던 마음이 둥글게 미소지은 풀도 꽃도 달도 알아보니, 어쩌면 덜어내지 못한 내 마음도 홀씨처럼 날아가야 하는 것인지... 그 해결되지 않아 볶닥이던 에너지 홀씨처럼 어디엔가 살포시 앉아 새로운 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그렇게 하면 새로운 봄을 기약하며 이 에너지도 생명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나의 웅크린 마음은 결국 나중에 꽃피울 씨앗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생각이 두서 없이 기네요. 평론집, 일로 많이 바쁘셨죠? 축하드려요. 이번에는 왜 이렇게 포아풀님의 시가 오래토록 오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는지, 창밖에서 때를 만난 수목이 무성하게 우거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책상 앞에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있는 저에게 님의 시가 무척 반갑습니다.

정상근 2011. 05. 17. 오전 09:46

포아플님께서.. 훅~ 불어 하늘로 날아올라 신천지 개척에 길 떠나는 민들레 홀씨의 여행心이 부러우셨나 봅니다.^^

김문숙 2011. 05. 17. 오전 10:48

민들레 홀씨 같은 삶에 아름다운 시로 같이 동행 하여 주신 포아풀님 감사 드립니다

김현배 2011. 05. 17. 오후 12:07

봄이 둥근 것은, 중천에 떠있는 태양때문인 것 같습니다. 태양이 나에게 날아가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미오새 2011. 05. 17. 오후 03:54

*포아풀님.. 모난 곳 없는 마음으로 바라보시는데 어찌 봄만 둥글다 하리오. 작가의 눈길 닿는 모든 사물이, 작가의 마음속에 머문 생각들까지 둥글둥글 할 것 같은데.. 환한 풍경을 갑절로 즐기기 위해서는 작가님과 원탁에 마주 앉아 한잔의 차를 마시는 것. 중천에서 빙그레 웃는 해의 웃음속에도 님의 미소가 번지고 있어요. 환한 풍경을 더 환하게 만드는 미소가...

포아풀 2011. 05. 17. 오후 10:48

성실님...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지금 성실님의 글을 읽으며 느낍니다. 덤덤한 것 같가도 하고, 거친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알 수 없을 만큼 섬세한 면들... 이것이 다 제 모습들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것이 경이롭고 감사하네요. 원숙해졌다기보다는 좀 더 너그러워졌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난 것도 둥글게 마모시킬 줄 아는 방법을 깨우쳐 간답니다. 축하... 감사해요, 성실님. 수목이 무성히 우거지는 소리를 듣는다... 참 표현 좋네요. 내일이면 그 소리 더욱 커지겠네요^^

포아풀 2011. 05. 17. 오후 10:56

아, 네... 멀리 보내기... 그런데 시멘트 바닥이 아닌 흙위로 보내기... 최소한의 예의 같은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포아풀 2011. 05. 17. 오후 10:57

오셨어요,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잘 계시지요? 감사합니다.

포아풀 2011. 05. 17. 오후 10:59

오... 그런가요. 정말 그럴 것 같네요. 날아간다는 건 어쩌면 가벼워진다는 말과 통할 것 같네요^^

포아풀 2011. 05. 17. 오후 11:02

둥근 탁자에서 둥근해를 멀리 바라보며 차를 마시며 둥근 이야기로 둥글게 웃다... 상상만으로도 둥글어지지요? 고맙습니다, 미오새님!

최인구 2011. 05. 18. 오후 01:18

포아풀 님~! 제가 지금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지 아세요?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 되어’입니다. 달빛 부서지는 강둑에 홀로 앉아 있네~ 소리 없이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며 으흠♪ 가슴을 애이며 밀려오는 그리움~ 그리움♬ 포아풀 님~! 오늘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세요. 아마도 둥근 보름달이 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딱딱한 모서리에 부딪친 여린 봄을 우리 같이 위로하며 휘파람 한 번 불어보면 어떨까요..

포아풀 2011. 05. 18. 오후 09:41

어제가 보름이었군요. 당연히 둥근 달이겠구요. 인구님, 잘 계시지요? 모서리에 부딪친 봄이라... 아마도 초여름 더위에 조금 지친 봄 같았어요.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윤고방 2011. 05. 19. 오전 01:33

하품과 휘파람 꽃들의 웃음 옆에 포아풀의 미소까지 봄이 왜 동그란지를 정말 이제야 알 것만 같습니다.

박종영 2011. 05. 19. 오후 12:12

바람의 꼬리를 잡고 담장을 넘는 민들레 홀씨 하얀웃음과, 파란 애기똥풀 웃음과, 하얀 눈 흘기는 파꽃, 모두가 한자리에서 오월을 푸르게 이고 날아갑니다. 결고운 시어에 머물러 감동을 얻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포아풀 2011. 05. 20. 오후 09:48

아...네... 선생님. 봄이 가나봐요. 더울 때는 초여름이더군요. 바쁘신 중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포아풀 2011. 05. 20. 오후 09:50

네, 오월을 푸르게 날아볼까요,시인님. 시인님의 활발한 행보와 몇몇분들의 글이 게시판을 생기 있게 만듭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박영순 2011. 05. 27. 오후 01:48

점심 식사후 잠시 옥상 정원에 햇빛을 받으러 나갑니다. 그 곳에서 \"민들레 둥근 홀씨\"를 보면서 가까이 가면 흩어져 날라 갈까봐 조심스레 비껴 갔습니다. 어린 바람끝을 잡고 모습이 안쓰러워 시멘트 바닥이 아닌 흙 위로 보내기 위한 시인님의 따스함에 제마음도 푹 젖어 듭니다. 오월의 마지막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날 민들레 홀씨를 만나면 시인님에 뜻 전하려 합니다.^^

포아풀 2011. 05. 27. 오후 10:21

참, 반갑습니다. 실장님, 아니 뭐라 부르오리까. 선생님! 오늘 무척이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 이유 잘 아시지요? 건강하시고요. 늦봄 맘껏 즐기소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