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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의 장난
주몽의 활 2011. 06. 22. 오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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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의 활 2011. 06. 22. 오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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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 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이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년 전의 성인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 김수영, < 달나라의 장난 >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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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사심없이, 아무런 바램도 두려움도 없이, 아픈 몸과 아픈 마음을 그냥 그렇게 가만히 바라보세요. 돌아가는 팽이 쳐다보듯, 그냥 무심한 눈으로 바라봐 보세요. 그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아프지 않을 테니까요. 그것은 결코 상처 받지 않을 영혼의 눈이니까요... 힘 내세요.^^
댓글 6개
김현배
2011. 06. 22. 오전 08:02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 그것을 지체없이 팽이 돌리듯 섞어버리는 성인의 영혼. 그것을 보고 감동하는 나. 세세한 아쉬움과 세세한 고통마저도 팽이 돌리듯 돌려버리는, ... 단지 그가 나를 돌렸기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하는 달려야 하는 성인의 사명감. 자신이 가진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함.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아무도 실천하지 않은 일.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주몽의 활
2011. 06. 22. 오후 12:57
댓글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전수랑
2011. 06. 22. 오후 02:22
힘을 냅니다.
주몽의 활
2011. 06. 22. 오후 08:31
네. 힘에 댓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문숙
2011. 06. 22. 오후 11:43
어쩐지 읽었던 것 비슷하게 쓰신 것이 아닌 가 했읍니다 -김수영씨는 눈이 크고 맑았지요 대학 졸업하고 직장 초년이었을 때 작은 동산 에서 어긋나며 만났는데 후에 그 분 자녀의 일로 만났을 때 그 우연한 스침도 기억을 하실 정도로 섬세했지요 그리 유명하시지는 않을 때여서 후에 알았읍니다
주몽의 활
2011. 06. 23. 오후 03:02
시 하나 하나 날카롭고 인간적이고 지적이고 순수하시고 뭐하나 나무랄때 없는 존경하고 싶은분 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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