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드라이버 6

한민 2011. 08. 21. 오후 09:08
3524

뷰젤은 앞 범퍼가 살짝 들어갔고 갈매기는 뒷 범퍼가 가로로 깨져서 너덜거렸다.

종철은 이내 사태를 파악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미화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잘 될 거예요.\"

종철은 노심초사하는 미화를 뷰젤 곁에 두고 두 사내가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종철은 두 사내에게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내밀었다.

미화를 등진 종철은 두 사내에게 나직이 말했다.

\"멱살을 잡고 때릴 듯 해야지. 쨔샤!\"

가죽점퍼를 입은 사내가 종철의 멱살을 잡고 때리는 시늉을 한다.

종철은 잽싸게 멱살잡은 그 사내의 왼손을 두손으로 비틀며 왼쪽으로 힘껏 당기자 맥없이 아스팔트 위로 고꾸라졌다.

놀란 미화의 눈앞에 벌어진 광경은 점입가경이었다.

다른 사내가 다리를 걷어부치더니 종아리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종철이 품속에서 잽싸게 꺼내든 총을 보더니 땅에 털썩 주저앉아 칼을 갓길로 던졌다.

종철이 말했다.

\"너희들  자해공갈단이지. 이리 와!\"

종철은 두 사내를 일어서게 한 다음 허리춤에서 수갑을 꺼내어 두 사내를 함께 채운 후 갈매기 뒷좌석에 쑤셔넣는다.

갈매기의 문을 닫은 후 미화에게 다가간 종철은 웃으며 입을 연다.

\"일단 조서를 꾸며야 하니까 전화기를 줘보세요.\"

한숨 돌린 미화는 순식간에 종료된 상황에 꿈인지 생신지 어벙벙한 상태지만 프로페셔널리스트라고 자부하는 그녀로서는

특유의 말초감각이 본능을 발휘한다.

\"조서를 꾸미는데 전화기가 왜?\"

표정은 제일 어벙하게 입술은 최대한 섹시하게 눈가는 촉촉하게 두손을 합장하고 얼굴 왼쪽에 갖다대면서 허리는 오른 쪽으로 살짝 내밀고 엉덩이를 삐죽 뒤로하며 말했다.

종철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는 관심없는 얼굴로 손에 쥐고 있는 전화기를 빼들고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잠금장치가 되어있다.

\"풀어요\"

종철이 무뚝뚝하게 전화기를 건네자 미화는 아무 말도 못하고 전화기를 만지작 거린 후 종철에게 다시 건넨다.

종철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센드를 눌렀다.

종철의 전화기가 울리자 그는 그녀에게 전화기를 건네며 실제 조서를 꾸미듯 명령조로 말했다.

\"주민번호, 이름, 주소 문자로 입력해요. 나는 고속도로 교통경찰에게 전화를 돌릴테니. 서까지 왔다갔다 하는 건 피곤한 일이니까 지금 상황을 알아서 쓸께요. 증인 신청하면 응하시면 되는데 저 자식들이 현장에서 바로 걸렸기 때문에 부인하진 못할거예요. 문자남기고 바로 출발하세요. 그리고 가자마자 바로 보험사 찾아가서 오늘 9시로 보험들은 걸로 해두세요. 혹시 모르니까.\"

\"감사합니다. 어떻게 사례를......\"

\"문자!\"

미화는 눈을 부라린 종철의 기세에 말끝을 잇지 못하고 문자를 쓰면서 종철의 전화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

\"응. 그래! 상습적인 것 같애. 척보면 알잖아! 소리는 크고 상처는 작고 임시넘버만 노리는 애들. 이미 깨진 범퍼달고 나왔어. 덜렁거리는 부분이 녹이 슬었더라고. 10분? 지금 서둘러야 청장이랑 제시간에 만나는데...... 할 수없지. 뭐, 피해자? 배 튀어나오고 작달막한 아줌마야. 진술서는 지난 번처럼 그냥 써서 내 메일로 보내 나머지 신상은 지금 땃으니까.\"

순간 종철의 전화기너머로 문자왔음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렸다.

종철은 전화기를 들여다보고 미화를 향한 채 손가락으로 자신의 전화기를 가리켰다.

'이 문자 니가 보낸 거야?' 라는 수화임을 알아 챈 미화는 예의 불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종철은 손등을 보이며 네손가락을 하늘로 퉁겼다.

'가세요.'가 아니라 '꺼져!' 임을 눈치 챈 눈치구단 미화는 서둘러 뷰젤의 문을 열고 올라 타 시동을 걸고 잽싸게 사라졌다.

 

룸미러 속의 종철은 여전히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

'씨발 놈, 경찰 간부쯤 되는 모양인데, 뭐? 배 튀어나오고 작달막한 아줌마? 기가 막혀서. 그리고 꺼져! 아우!!!!!!!!!!'

 

종철은 시야에서 미화의 뷰젤이 사라진 걸 확인 하고 갈매기의 문을 연다.

\"형님! 우찌 잘 된 것 같소?\"

\"마지막 단추가 꿰어지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

\"우얀다고 이 짓이오. 손 씻었다매.\" 

\"차 렌트비하고 수리비 일당 치가지고 30씩 주믄 되제.\"

\"전설의 사냥개랑 한 조가 된 것만도 영광인데 술이나 한 잔 사소.\"

\"마지막 사냥이다.\"

\"뭔일 있었능교?\"

\"소백산에서 헹님이 저년한테 당했다.\"

\"헹님이믄 지금 교감새임 하신다는......\"

\"그 정도만 알아라.\"

\"그라믄 행님, 마무리 잘 하소. 우리는 갑니다.\"

\"수고했다.\"

 

종철의 콘돌은 우아하게 고속도로 위를 질주하면서 한 낮의 태양 아래에서 번쩍거렸다.

'천하에 법 없이도 사는 형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해?'

                                                                                                                       to be continued

 

댓글 1개

유민자 2011. 08. 22. 오후 07:43

\"한 낮의 태양 아래에서 번쩍거렸다\" 그 번쩍거림속으로 들어가 미화 종철 두 사내의 두런거림을 들었어요. \"갈메기 문\"을 여는 종철의 대화까지.... 주인공들의 특성을 알려고 눈빛을 굴기고 읽으며, 그 다음이 궁금해지는 오늘이예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