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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말자

박종영 2012. 10. 06. 오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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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말자

                   -박종영-

어두운 빛으로는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세우지 말자
물기 말라가는 대지,
푸석한 가슴에 서성이는
바람에게도 아는 체 하지 말자
처음부터 혼자 울고 왔으므로
고생하고 살아오면서 빛으로 닦은
넉넉한 자유,
활개치는 길위에
철 따라 바스러지는 잎
저 혼자 뒹굴게 그냥 놔두자
혹여, 오그라드는 겨울
혹독한 형벌을 덮어씌우려 하면
축에도 못 드는 병법이라 비난 말고
삼십육계 멀리 도망가자
가난한 세월을 지키는 일,
함부로 맡아해온 것 또한
그렇게 버리기 아까운 선물같은 인생의
의무였다고 으스대보자.


영상/작은새 사진가 

댓글 8개

김현배 2012. 10. 06. 오후 05:36

고된 삶 속에서 태어난 시의 마음 홀로 걸어온 길가에 꽃이 피고 감사합니다. 박종영님

김문숙 2012. 10. 07. 오전 12:33

어깨 으쓱 하신 시인님이 보입니다. ㅎㅎ 더욱 행복 하시길

미오새 2012. 10. 07. 오후 05:38

* 처음부터 혼자 울고 와서 가난한 세월을 지켰으니... 으스대더라도, 결코 교만해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년륜에서 비롯 된, 인생을 관조하는 깊고 그윽한 맛... 오래도록 음미하고픈 싯귀들 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2. 10. 08. 오후 04:08

가을이 선선한 바람을 데리고 결실을 안깁니다. 작은글에 댓글 주시어 감사드리며 환절기에 건승을 빕니다.

박종영 2012. 10. 08. 오후 04:09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신지요? 환절기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박종영 2012. 10. 08. 오후 04:10

과한 칭찬이십니다. 미오새 님, 완연한 가을절기 입니다. 환절기에 더욱 건승을 빕니다. 미오새님/

박성실 2012. 10. 12. 오후 01:39

삶을 삶으로 받아드리는 것, 그 높은 경지에는 그대로 조화 라는 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하는 제 하루하루,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나이테의 모양도 어느날쯤이면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자연스럽게, 조화롭게 어울어질 수 있을까요? 주신 싯귀에 생각이 깊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박종영 2012. 10. 13. 오후 08:18

정겨운 댓글에 답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춥습니다. 주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박성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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