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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북한산) 진회색 거미

김문숙 2012. 10. 10. 오전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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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산 진회색 거미

                                     김문숙

북한산 우리 동네 이 진회색 거미는

반만년 인고를 겪어내어 만년 세월

2000년대를 달려 가며 사는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위해

등뼈 튼튼한 주체적 사상 코리아 남북 통일 정신을 도우려

삶의 우주적 부요를 지향하는 구도적 설계도를 구체적으로 그리되

밤 사이 고향이 잠수되고

배꽃 피던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식재 됨을 보면서도

늘 날이면 날 밤이면 밤 닥치는 대로

뽑아보고 수정하고 또 새로이 건축하며 사는

열정적 생명이다.

알려진 대로 그는 보석계의 큰 손이다

손가락 발가락으로 최극의 아름다운

아침 햇살, 새벽 이슬 달빛 별빛을

그의 영지와 경작지에 가볍게 꿰여달고 산다.

자살극으로 회장 사모님 된 내 단짝 친구

여진이 생일 오른 손 중지에 끼운 겹 다이어 몬드에

뭬가 뒤지냐

뉘 알던 모르던

남북한 바람 함께 복작 거리는 역사 깊은 삼각산

아침 저녁 새로운 구름농으로 촛불 켜고 기도하니

웬만한 격조로 맞설 만한 은자가 없고

자유대한의 사철 꽃과 나무와 숲과 바람

천기의 기운을 갈아마신 저 뱃속 제 고유의 체액으로

엇비슷 혹은 마주선 나무와 나무,

텡그런 빈 굴의 이쪽과 저쪽, 착한 풀잎과 풀잎들을

한 몸, 한 식구로 서로를 묶어 주고 지탱하나 감독도 한다.

장인 명인의 솜씨로 지은 그의 예술 가옥은

반딧불 약한 광선이나 솔숲바람을 써서 윤을 입혀

유리창 보다 낙싯줄보다 더 투명케 지어서는

우리 만큼이나 앞길 몰라 허둥이거나 시끄럽게 나대는

작은 날개들 관계의 많은 삶을

끈끈한 오색 비단으로 포박하여

사회불안을 정화 한다

.

거미는 섬김을 아는 비상한 생명이다.

선조 대대로 유전자에 매단 아름다운 말씀을

검은콩 불려 콩나물로 키우듯

열 달 내 따듯한 뱃속에 품고 키운 나의 장남

그 보다

머리 흴 평생 작은 마을 회당을 지켜 낸

야이로 회당장의 막내 딸보다 더욱

거룩한 예전을 아는 거미는 늘

거룩한 흰실로 제물을 예비할줄 알면서도

제 몸을 먹이로 내어 주는 처절한 육아법을 전수한다.

그대의 귀와 눈과 입술은 무엇에 자주 젖어

배를 채웠는가?

베토벤 모짜르트 헨델 쇼팽 라이너 마리아 릴케

혹은 미켈란제로 혹은 카룻소 룻소 괴테

혹은 화랑 선덕 여왕 세종대왕 정약용.장영실

이덕무 백동수. 박지원 .박제가

김홍도. 신윤복 혹은 정철 윤선도 김소월 김영량

그대 오늘 뱃속에 품은 모든 걸 뿜어보라

북한산 진한 회색 거미 실줄 보다 더 정교로울까 ?

또 그대와 나는

사람과 사람사이 얼마나 많이 자주

햇빛을 닮은 달빛 별빛 구름을 얹은

그렇게도 탄탄하고 섬세한 교각들을 건설할까 ?

거미장인의 예술구조물이 먹이 사슬 고리인걸

변명도 자찬도 않고

오늘도 그는

절대적 음감과 타고난 미성 태산같은 성량을 숨죽여가며

반만년을 보낸 이천년대 안에서

새로 오는 만년의 증언을 위해

침착하게 정의을 가진 공의로움으로

씨줄 날줄 오고가고 오고 가면서

지구 오늘의 거룩한 역사를

가감아니 사심없이 진중하게 기록하고 있다.

댓글 1개

김현배 2012. 10. 10. 오후 11:19

매순간 창조를 위해 온몸을 사르는 그대는 참으로 귀감이 될만한 인재로다 빼어난 감성, 지치지 않는 열정 포기를 모르는 젊음 감사합니다. 김문숙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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