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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가을 저녁의 산책
비오는 가을 저녁의 산책
한은총 김문숙
가을 비 내리는 저녁 자꾸 어두워 가는 데
길고도 부드럽게 꼬여 있는 발바닥공원 숲 길
비 젖는고운 잎새들 풀잎들이 여유 만만
수은등 둘러서서 충만한 하늘 윤기로 담소한다 .
2
어쩌다 허순한 내 우산 그들을 스치면
돌아서서 빗방울 휙 튕겨 주며
어쩜 넌 잊고 살아 행복하여 이제 오냐 헤죽여
무슨 소리 대접 받을수록 남 우습게 보지 마
진짜 사랑 예 더 깊어 네 모를 뿐
우산 끝살이 내 대신 툭툭 그 손가락 맞잡아 응답한다.
3
거칠고 긴 겨울 여행 꿈에 놀라 눕는 잎새들
두 뼘 세 뼘 철퍽 철퍽 물웅덩이 만들어가며
나랑 함께 가 줘요
송곳니로 앙물은 내 발꿈치 놓치지 않으려 하고
바람 꼬투리 한 점 없어도
숲 색색 잎새들 깔고운 내 젊은 날의 깃대 흔들며 나를 앞서가
후르르르 잎새 떠는 밸리 춤 배꼽으로 묻는다
지금 너는 누구 또 누구로 사는 데
풍요와 고독 맞물린 가을 왜 굳이 입 다물어
이 작은 숲 쑥같은 질문 참으로 질겨
사념의 수랏상은 예서 늘 제왕의 본체를 회상케 하니
이 블랙 홀 앞에서 누군들 양순하지 않으랴 .
4
너도 저녁밥 답답하여 나온 참이냐
잘 걷고 나면 분명히 오리온좌를 볼 것인 데
네 절제 없이 마신 무거운 빗물 너를 떨었다고
제 행색 궂다 스스로 엄살 떨며 생떼 말아
제철이면 당연이지 뉘 탓이랴
날이 새면 깔끔히 얼굴 닦고 각을 달리 비춰 보면 안다.
어둠에 빛나던 너의 어여쁨
솔로몬의 보석은 커녕 어느 때 어느 별빛이 너를 따를까
하여 나 남 몰리 웃는 행복
6
아무렴 삶은 뉘게나 늘 비참한 건 아니라네
봄 여름 내내 초록으로 남아도
마셔 댄 놀구름 온 꽃색 곱게도 피여내니
그대 참아온 모든 기쁨의 샘 언젠가 터쳐져
이삭 품은 사라보다 더욱 크게 웃을래라
댓글 4개
시편 한 구절 사이를 돌아나온듯 합니다. 따스함으로 충만되어 오늘이 평온할 것 같습니다.
지금 너는 누구 또 누구로 사는데 풍요와 고독 맞물린 가을 왜 굳이 입 다물어 이 작은 숲 쑥같은 질문 참으로 질겨 사념의 수랏상은 예서 늘 제왕의 본체를 회상케 하니 이 블랙 홀 앞에서 누군들 양순하지 않으랴 사색이 깊어지는 가을 깨달음에 정진하는 우리들의 모습들 고운 시 감사합니다. 김문숙님
고맙습니다. 더욱 행복 하십시요
김현배님 감사 드립니다. 더욱 평안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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