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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 둔 그녀의 묘비명

백승훈 2012. 11. 19. 오전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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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그림을 아시나요?
마악 잠자리에서 빠져나온 듯한 헝클어진 머리칼과 
아직은 약간의 졸음이 묻어 있는  눈, 
새벽 한기에 숄 하나 걸치고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다소곳한 여인의 표정이  사랑스러운 이 그림은
우크라이나 태생의 미하일 가마쉬 (Michael Garmash)의 '아침 연인'
이란  작품입니다.
얼핏 보면 그대의 어느 아침 풍경을 많이 닮아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김종환의'사랑을 위하여'란 노래가 흥얼거려집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으로 시작되는 그 노래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그림 속의 여인이 다름 아닌 화가의 사랑스런 아내 '이넷사'란 사실과
그림 속에서 화가의 아내에 대한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는 떄문입니다.
바람에 떠온 이야기로는
김종환이 '사랑을 위하여'란 노래를 만들 때
그의 아내는 인제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중이었다고 합니다. 
미사리 까페촌을 전전하는 언더가수였던 그는 새벽까지 업소에서 노래를 하고 
일이 끝나면 인제에 있는 병원으로 아내를 만나러 가곤 했는데
어느 날 새벽 안개가 피어나는 양수리를 지나다가 강 언덕에 차를 세웁니다.
안개 낀 새벽강을 바라보며 아픈 아내를 생각하다가 시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아내의 쾌유를 마음 속으로 기원하며 만든 노래가
바로  '사랑을 위하여'였다고 합니다. 

 
미하일과 그의 아내 이넷사와의 러브스토리는
김종환의 노래보다 훨씬 감동적이고 마치 영화와도 같습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가장 큰 이벤트이자
감동적이게 마련이지만 특히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매우 극적입니다.
군에서 휴가를 나온 미하일은  휴가 마지막 날 군에 가기 전 자신이 가르쳤던 학교를 찾아갔다가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에서 이넷사를 처음 만나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 눈에 반하고 맙니다. 
첫눈에 영혼을 몽땅 빼앗긴 미하일은 대형사고를 칩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이넷사는 여느 날처럼 잠에서 깨어나 무심코 창문을 열어 젖혔다가 뜻밖의 광경에 깜짝 놀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집 주변의 건물 벽과 거리,
심지어는 그녀가 사는 아파트의 계단까지 온통 자신의 얼굴이 가득 그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넋이 나가 귀대하는 것도 잊어 버리고 밤새워 자신의 초상을 그린
그의 순정한 열정 앞에 그 사랑을 거부할 여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랑 때문에 탈영병이 된 미하일은 경찰에 체포되어 헌병에 넘겨지지만
그는 다행히 벌 받는 것은 면합니다.
그의 순수한 사랑의 열정을 군에서도 인정을 했던 것입니다.

 
오늘 아침, 나는 책 속에서
소설가 공지영이 미리 써 놓았다는 그녀의 묘비명을 만났습니다.


\"
 나 열렬하게 사랑했고, 열렬하게 상처받았고, 열렬하게 좌절했고, 열렬하게 슬펐으나
  모든 것을 열렬한 삶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살아가는 일은 사랑하고 상처 받는 일의 연속입니다. 
상처받는 일이 두려워 사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랑의 대상이 무엇이든 우리는 '뜨겁게, 진실되게, 후회없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이니까요.
오늘도 많은 이에게 사랑을 베푸는  복 짓는 날이시길 빕니다.

댓글 10개

윤성완 2012. 11. 19. 오전 11:29

살아있는 동안 해야 할 일,,,뜨겁게 진실되게 후회없이.....그 속에 참으로 많은 뜻을 내포합니다. 자신을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는 일부터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을 만나고 더불어 사는 인생 후회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비 오는 차분한 월요일에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좀 더 내실있고 단단한 삶을 살라는 작은 요동이 심장의 소리에서 들려옵니다. 좀 더 차곡차곡 채워가는 성실한 하루를 만나게 합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열렬한 삶의 자세로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열렬한 하루의 삶이었는지 다시금 마음 집어보게 합니다. 고마운 글감앞에 오랫동안 머물다 향기 느끼고 갑니다. 늘 복되고 행복하십시요~

김현배 2012. 11. 19. 오후 01:03

한번 길을 떠나면 돌아보지 않고 끈기있게 추구하는 가치는 저 먼곳을 향하고 어느새 세상의 끝에 도달하면 고향의 따스한 기억이 밀려들어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그리워한다 감사합니다. 백승훈님

김영호 2012. 11. 19. 오후 01:27

잘 읽고 갑니다. 갑자기 아내가 보고싶어지네요.^^

백승훈 2012. 11. 19. 오후 02:20

지금으 이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내는 것만이 훗날 지나간 날들에 대해 후회할 일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겠지요. 고맙습니다.

백승훈 2012. 11. 19. 오후 02:21

김현배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백승훈 2012. 11. 19. 오후 02:22

김영호 선생님, 고맙습니다. 보고 싶으시면 보시면 되지요 ^^

비꽃 2012. 11. 19. 오후 11:28

오늘은 제가 선생님의 글을 하루를 마감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전 가수 김종환의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처음 이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사랑의 위하여'는 잊지 않고 즐겨부르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사랑의 위하여'뿐만 아니라 다른 노래들도 마음을 울리는 곡이 많이 있지요.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사랑을 못한다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고.. 그래서 아프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따르는 고통까지도 사랑으로 담아내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답니다. 선생님의 오늘 글이 더 마음을 울립니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기보다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리라.' 이 선택이 잘한 것이다고 생각하며...사랑 앞에서는 어떤 두려움도 없나 봅니다. 그리고 공지영 작가의 미리 써두었다는 묘비명을 보니 오후에 서점에 들렀다가 잠시 읽게 된 글이 생각이 납니다. 그 책에서도 유서를 미리 써두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저도 미리 유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마지막 말을 남길 때 과연 저 자신은 무엇이라고 남길까 하고...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도는 밤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백승훈 2012. 11. 20. 오전 10:15

사랑으로 세상을 품어주는 비꽃님의 따뜻한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훗날 후회할 일이 훨씬 적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문숙 2012. 11. 20. 오후 01:09

감사드려요 제 개인 카페로 모셔 갔읍니다. 출처와 저작자 확실히 밝혀 두고요., 어제 새벽에 했는데 괞찮지 않다면 제 카페에서 삭제 하겠읍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역시 한국출신 멋쟁이 글쟁이 맞으십니다. ㅎ

백승훈 2012. 11. 20. 오후 01:45

과찬의 말씀입니다. 출처만 밝혀주신다면 괜찮습니다. 여일하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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