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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비밀 쉼터

백승훈 2012. 11. 28. 오전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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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갈 곳 하나
새로이 생겼습니다.

사위어 가는 화롯불처럼 조금은 쓸쓸하나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 이내 따뜻해져 오는,
그리하여 생각하면
가슴 아리고 눈물겨운
그런 곳 하나 생겼습니다.
 

리네트!
어제는 그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죽어서도 외로워 잠긴 목이 안 풀린 '에디뜨 피아프'를 들었습니다.
독일의 여성 감독 도리스 도리의 영화 ' 파니 핑크'에서 매력적인 점성술사 오르페오가 들려주던 노래. 에디뜨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후회하지 않아요)는 세상은 아직 살아볼만 한 게라고 듣는 이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아주 매력적인 노래지요.  
그대도 이 노래를 들으면 세상의 근심 걱정쯤은 툭툭 털어버리고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혹시 영화 '파니 핑크'를 보셨는지요.
주인공 화니 핑크는 공항에서 소지품 검사관으로 일하는 남자 친구도 없는 서른 살의 노처녀입니다. 그녀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날마다 '나는 강하다, 나는  아름답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란 자기 최면 테이프를 뜰어놓고 따라해보지만 그녀의 삶은 재미없고 점차 자신감도 잃어갑니다. 그러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점성술사 오르페오를 만납니다. 미래를 보는 점성술사의 이름이 오르페오인 것은 아마도 제 생각엔 감독의 치밀한 의도였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오르페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오르페우스의 화신이 분명하니까요.
 
아시겠지만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인이며 음악가로 전설적인 리라 연주자였습니다. 그가 연주하면 나무와 돌이 춤추고 맹수도 얌전해질만큼 그는 음악으로 만물을 감동시키는 신비한 재주를 지녔지요.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추근대는 양치기를 피해 도망치다 뱀에 물려 죽자 아내를 데리러 저승까지 찾아간 그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지요.

오르페우스는 죽은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저승에 가기 위해 강을 지키던 카론과 저승의 문을 지키던 개 켈베로스를 리라 연주로 잠재우지요. 그리고 저승의 신 하데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를 음악으로 감동시켜 아내를 저승에서 데리고 나옵니다. 이승으로 나가기 전엔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깨고 뒤돌아 보았다가 다시 아내를 잃고 말지만...... 그가 죽은 뒤 그의 리라는 제우스 신에 의해 별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여름 밤하늘에 빛나는 직녀성이 들어 있는 거문고자리가 바로 그 별자리입니다.
 
사실 영화 속의  파니 핑크가 찾아 헤맨 것은 단지 자신을 사랑해 줄 한 남자라기 보다는 속을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눌 친구, 삶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에디뜨 피아프의 그 노래는 그냥 노래일 수가 없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나 역시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공연히 이야기가 너무 장황해져 버렸습니다.
리네트!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거나, 거짓말처럼 잿빛 하늘에서 눈송이 난분분 흩날릴 때면 나는 눈을 들어 바라볼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바라보며 그대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 영혼의 비밀 쉼터에서 그대를 기다릴 것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댓글 4개

김영호 2012. 11. 28. 오후 01:02

조만간 '파니 핑크' 영화를 봐야겠네요. 백승훈 님의 글을 함께 공감하고 싶습니다.^^

백승훈 2012. 11. 28. 오후 02:22

조금은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한 번 감상해 보실만한 영화입니다. 감사합니다.

비꽃 2012. 11. 28. 오후 10:30

글도 마찬가지지만 음악도 장르에 구분하지 않고 들었었는데 제목만 보고는 어떤 음악일까 찾아서 다시 들어보니 귀에 익은 음악이었습니다. 영화는 본 적 없지만, 그 노래를 부른 사람은 작은 체구에도 어찌 그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생각했었답니다. 신화 이야기에 학교 다닐 때 생각만으로도 노트 한 권 펼쳐놓고 신화 속에 나오는 장면을 연상하며 그림을 곧잘 잘 그리던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딸이 많아서 그만 낳으라고 지어주셨다며 말숙이란 이름을 가진 친구였는데, 그 친구 덕에 신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면 저도 자주 찾게 되는 저만을 위한 곳이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앉아서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간 물로 차 한 잔을 타서 마실 때도 있고 좋아하는 헤이즐넛 원두 내린 것을 담아가 마시기도 합니다. 책 한 권 펼쳐두고 앉아서 읽다 보면 떠오르는 글도 있고 또 누군가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지요. 이젠 겨울이니 밖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지만, 어디에서건 마음 닿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었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살아오면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두가 지난 일들이니까요..그리고 앞으로도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아야겠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봅니다. 사진에 있는 문의 문양이 살아있는 듯 참 예쁘네요.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싶을 만큼요...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백승훈 2012. 11. 29. 오전 11:03

영화 속의 파니 핑크처럼 우리에겐 마음을 나눌 벗이 필요하고 소통을 통해 삶의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혼의 쉼터란 소통 부재에서 오는 고독감을 달래줄 휴식처이자 지친 마음 속에 희망을 채우는 충전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나의 부족한 글이 비꽃님의 추억을 상기하게 해드린 것 같아 흐뭇한 마음입니다. 위 사진은 지난 봄날, 전주의 최명희문학관에 갔을 때 찍어온 것입니다. 말린 금낭화로 꽃무늬를 넣은 문이 하도 예뻐보여서 찍어왔드랬지요. 오늘도 빛나는 하루 빚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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