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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의 관계를 들으며

백승훈 2012. 12. 22.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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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네트!
어제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였습니다. 
밤이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라면, 고요히 앉아서  명상하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흘러간 시간들은 정녕 아름다웠는가. 지금껏 후회 없이 살았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다가올 새날들의 계획을 세우기에 12월은 더없이 좋은 시절인 셈입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말했지요.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놓아버려라. 이미 있었는가를 기억하지 말라. 굳이 기억하려 하면 그것은 이미 죽은 것이 되리라. 그리고 그것에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저항하지 말라. 그 어떤 것에도 장벽을 쌓지 말라.\"고.
하지만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나간 것을 잊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집착을 버리고 절대 고독 속에서 명상할 수 있는 것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의 몫은 아닙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인연을 맺고 이야기 하며 그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따금 왁스의 '관계'라는 노래를 듣습니다. 산그늘이 호수 위로 내려앉기 시작하는 해거름녘이거나, 기러기 떼지어 나는 성근 별이 떠 있는 깊은 밤에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번도 입에 대어 본 적 없는 맑은 소주가 땡기는 그 노래...... 그대도 이미 몇 번은 들어봤을 겁니다.  내 핸드폰의 컬러링이 바로 그 노래니까요.  


뭐라고 제발 말 좀 해봐요 왜 내게 미안한 건지
어제까지 날 품에 안고서  사랑을 속삭였잖아

사랑에 눈을 뜨게 해놓고  이별을 가르쳐 준 너
영원하기를 바랬었는데 너를 믿은 내가 바보였어...
 
어젯밤엔 그 관계(Relationship)에 대해 생각하느라  밤 깊도록 잠들지 못했습니다.
빗장 관(關), 이을 계(係).관계(關係)라는 말 속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을 메워주는 인간관계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관계가 맺어지기 위해선  존재와 존재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 필요한데 그 끈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관심입니다.
관심(關心)은 마음의 빗장을 벗겨 문을 열어주는 마음씀씀이 같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두 사람 사이의 틈을 끈으로 묶어주는 비밀 열쇠가 관심인 셈입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필요합니다. 관(關)을 문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흔히 코드가 잘 맞는다거나,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때의 존재 각각에 주어진 어떤 세부적인 공통점, 그것은 곧 계(係)라 할 수 있는 서로를 하나로 이어주는 끈입니다. 흔히 '
피가 당긴다'거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혈연의 질기디 질긴 끈에 대한 은유인 셈이지요.
리네트!
이곳에서 그대에게 편지를 써온지도 제법 많은 날들이 지났습니다. 내가 편지 속에 마음의 엽편들을 펼쳐보이는 사이, 그대는 직소퍼즐 같은 내 마음의 조각들을 맞추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더 가까워졌을까요? 우리의 관계는 얼마나 더 단단한 끈으로 이어졌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추운 계절도 조금은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 아침마다 주어지는 새로운 하루가 은빛 햇살 속에 반짝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댓글 4개

비꽃 2012. 12. 23. 오전 02:58

살아온 날들을 되돌이켜보면 사실 전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는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회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후회해 본들 아무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무관심만큼 참 슬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매일같이 대하시는 분들이라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끈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우체통 2012. 12. 23. 오전 10:19

선생님의 무한관심으로 날마다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백승훈 2012. 12. 23. 오전 10:46

지나간 과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머리 속에서 기억하고픈 것만 기억하려고 하는 추억의 재편집이 이뤄지기 때문이란 말도 있습니다. 후회는 소용 없는 일이지만 과거를 통해 자기성찰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우야둔동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끈이 존재한다는 비꽃님의 말씀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고맙습니다.

백승훈 2012. 12. 23. 오전 10:47

저 또한 고맙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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