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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능력

백승훈 2012. 12. 27.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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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네트!
혹독한 추위가 사람을 단련시키는 것인지 여전히 영하의 날씨지만 오늘 아침 어깨로 내려앉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혼자 있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창의성의 발현과 개인 자아의 발달은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혼자 있는 능력에서 길러진다. 고요는 혼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고요 속에서 사람으로서 차마 해서는 안 될 일과 차마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의 분별이 나타난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그런 분별이 있는 사람들이 줄어든 탓이다. 활달한 소통은 인생의 성공으로, 고립은 그 반대로 비치기 쉽지만, 실상을 따지고 보면 세상에 잘 적응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심리적 불완전함의 결과이고, 반면에 자발적 고립은 욕망과 두려움의  지배에서 벗어나 심리적 평형 속에서 안정된 인격을 갖춘 사람들의 태도다.\"  - 장석주 -

 
 장석주의 글을 읽다가 자발적 고립에 밑줄을 긋다가, 문득 중용의 돈세(遯世)에 관한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군자는 중용에 의거하나니, 세상에서 은둔하여 알려지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니, 오직 聖者만이 이것에 능할 뿐이다.(君子依乎中庸, 遯世不見知而不悔, 唯聖者能之)\"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고립에 이른 사람은 많지만 자발적 고립을 택하기란 그만큼 쉽지 않습니다. 장 시인의 말처럼 욕망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형을 이룬 안정된 인격을 갖춘 성자가 아니라면 그것은 결코 선택할 수 없는 일인 때문입니다.

 
소은(小隱)은 숲속에 숨는 일이고, 대은(大隱)은 저잣거리 사람들 속에 숨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은일한 삶은 처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아무리 꼭꼭 숨는다 해도 들킬 수 밖에 없습니다. 은일의 삶을 꿈꾸었으나 늘 사람들이 그리운 게 사실입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라지만 외로움은 치유불능의 지병처럼 우리를 늘 곤혹스럽게 만들곤 합니다. 나 역시도 조금씩 사람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그리움의 빛깔도 많이 엷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혼자라는 사실이 두렵고 막막해질 때가 많습니다.
 
나의 고립이 결코 자발적이지 않다는 걸 압니다. 그리운 이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함부로 호명하지 않는 것은 자발적 고립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기 쉽습니다. 전화를 걸면서 혹시라도 받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것, 다행히 받았다 해도 받은 쪽의 반응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차라리 걸지 말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아마 그런 것들이 누군가에게 다가서고,호명하는 일을 스스로 주저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리네트!
혼자 있는 능력은 완전한 자유로움일 것입니다.
새해에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댓글 6개

김정희 2012. 12. 27. 오후 12:49

많은 공감을 가지고 글을 대합니다 자유로운 고독의 힘 그리 쉽지 않다는것 늘 느낌니다 홀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그리 편치않은 것 아무래도 완전한 해방감으로 홀로있지못하다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진리가 너히를 자유케한다는 성서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제게도 새해에는 그런 진정한 자유함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봄니다

김현배 2012. 12. 27. 오후 12:57

혼자 힘으로 해보는 시간 인격이 성숙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 세상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는 것 외롭지 않고 즐겁게 지내는 방법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백승훈님

비꽃 2012. 12. 28. 오전 01:01

저는 어느 순간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고립을 시켰는지도 모릅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도 이상하게도 전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하루 일과 중에서도 자정을 넘긴 시간이 어느 때보다 생각이 잘 정리되어서 글이 잘 쓰지곤 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하여 뒤척일 이유 없이 오히려 이 시간을 더 즐기게 됩니다. 때로는 외로움도 즐기게 되고, 현재는 두려운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혼자 있을 때면 심심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전 심심할 틈은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은 너무나 잘 흘러가니까요. 편안한 밤 되세요~

백승훈 2012. 12. 28. 오전 10:53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게 홀로 자유롭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가끔은 그런 불가능을 꿈꾸어 보는 일도 나쁘진 않을겝니다. 고맙습니다.^^

백승훈 2012. 12. 28. 오전 10:54

고맙습니다. 김현배님도 좋은 날 되세요^^

백승훈 2012. 12. 28. 오전 10:56

홀로 있음이 편하다는 말씀은 득도하셨다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심심할 틈이 없다는 말씀은 혼자만의 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말씀으로 들리구요.^^ 우야둔동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쓰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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