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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날에는

박종영 2013. 02. 0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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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날에는
 

                     -박종영-


옛적 기억나는 데로 식은밥이
가난을 눈물 나게 하던 시절에도
슬기로운 얼굴 쳐다보며 봄이오는 들판
허리춤 부여잡고 달려가지 않았더냐


이제는 들을 수 있는가,
언 손 녹이며 우리와 함께하려는
청아한 바람의 소리 그 뒤에 신비로운 무게로
솟아오른 연둣빛 촉순의 발그레한 웃음끼,
우르르 피어나는 날이 예서 가까운지라


나무와 나무 사이 제각기 흩어져 살아온
추운 언어들이 하나 둘 숲으로 들어서
아쉬운 고개를 조아리고,
비로소 겨울잠을 깨고 어두운 날을 환하게 웃는
노란 복수초 너의 꿋꿋한 장래를 위하여
  

오늘은 한껏 더운 힘을 모아
추운 겨울 몰아내자 팔 걷어붙이는 입춘 날,
이 강산 꽃물들인 저녁상 앞에 놓고
너와 나 목청 다듬어 다정한 들꽃 이름
막힘없이 불러보자.

댓글 2개

박성실 2013. 02. 05. 오전 10:37

오늘은 한껏 더운 힘을 모아 추운 겨울 몰아내자 팔 걷어붙이는 입춘 날, 이 강산 꽃물들인 저녁상 앞에 놓고 너와 나 목청 다듬어 다정한 들꽃 이름 막힘없이 불러보자. 네, 막힘없이 부르다 보면, 어여쁘고 정다운 이들의 이름이 다 나올듯 합니다. 역시 꽃을 사랑하시는 시인님의 봄 준비는 이렇듯 꽃과 정겨움으로 시작되는군요. 시인님의 시 앞에 오니 비로소 봄이 오는 구나, 싶으니 저는 무엇에 그리도 매몰되어 봄기운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생각이 되네요. 들려 주신 봄 소식에 기쁘게 머물다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3. 02. 08. 오전 01:21

안녕하세요, 박성실 작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곳 남도지방은 매화나무가 모두 방울방울 꽃을 맺었습니다 추위가 극심해도 절기를 알아차린 봄꽃들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닷가 동백은 붉은 꽃잎 통채로 떨어지는 아픔도 혼자 감당하고 있지요 ㅎㅎ 정겨운 댓글과 안부말씀 무척 감사합니다. 설명절에는 소중한 가족과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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