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처음엔 이랬읍니다.
김문숙 2013. 02. 05. 오후 09:16
5891
김문숙 2013. 02. 05. 오후 09:16
5891
처음엔 이랬습니다.
한은총 김문숙
어제
당신도 보았듯이
입춘 지나 구정 며칠 앞두고
겨우내 아껴 왔던 마음 다 풀어 내듯이
함뿍 하얀 눈이 내렸어요
새로 산 겨울외투 모양 빳빳이 선 모자 위로
어둔 밤길 내내 앞선 말 미처 해석할 틈도 없이
사그락사그락
귀도 마음도 쫑긋 귀세우도록 자꾸만 속삭이던
외계의 언어
내 세상에 없던 그대가
어느날 언듯 부드럽게 내게 안겨 온 것 처럼
하아얀 눈송이도 애스러이 담뿍 담뿍
세상 안으로 포근하게 안겨 들어오는가 싶었는데
더럽힘을 모르던 순백의 다른 세상에서 날아온 그가
젖먹다 잠든 아가 쓰다듬어 재우듯
높은 산 바위 덮은 기세로
왼갖 지붕 사랑하고 마당마다 사랑하고
마른 풀잎도 사랑하고 꺽어진 나뭇 가쟁이도 사랑하고
너도 좋아 너도 좋아 무작정 덮어주고 덮어주면서
그리그리 하얗게 사랑으로 품어 버린 신비한 세상
그대도 눈여겨 보셨겠지요
집에 돌아와 대문 걸쇠를 풀때
알수 없어 고민하던 하얀 눈의 싸락이 언어
그것 중에 문장 단 한 줄이
아하
이렇게 화안히 풀려 왔어요
처음엔 모두 나처럼 이랬읍니다
당신을 품었던 그 생명들도
당신이 품었던 그 생명들도
그리고 첫 세상 첫 사람
한참 후에
당신까지도
한은총 김문숙
어제
당신도 보았듯이
입춘 지나 구정 며칠 앞두고
겨우내 아껴 왔던 마음 다 풀어 내듯이
함뿍 하얀 눈이 내렸어요
새로 산 겨울외투 모양 빳빳이 선 모자 위로
어둔 밤길 내내 앞선 말 미처 해석할 틈도 없이
사그락사그락
귀도 마음도 쫑긋 귀세우도록 자꾸만 속삭이던
외계의 언어
내 세상에 없던 그대가
어느날 언듯 부드럽게 내게 안겨 온 것 처럼
하아얀 눈송이도 애스러이 담뿍 담뿍
세상 안으로 포근하게 안겨 들어오는가 싶었는데
더럽힘을 모르던 순백의 다른 세상에서 날아온 그가
젖먹다 잠든 아가 쓰다듬어 재우듯
높은 산 바위 덮은 기세로
왼갖 지붕 사랑하고 마당마다 사랑하고
마른 풀잎도 사랑하고 꺽어진 나뭇 가쟁이도 사랑하고
너도 좋아 너도 좋아 무작정 덮어주고 덮어주면서
그리그리 하얗게 사랑으로 품어 버린 신비한 세상
그대도 눈여겨 보셨겠지요
집에 돌아와 대문 걸쇠를 풀때
알수 없어 고민하던 하얀 눈의 싸락이 언어
그것 중에 문장 단 한 줄이
아하
이렇게 화안히 풀려 왔어요
처음엔 모두 나처럼 이랬읍니다
당신을 품었던 그 생명들도
당신이 품었던 그 생명들도
그리고 첫 세상 첫 사람
한참 후에
당신까지도
댓글 4개
박성실
2013. 02. 06. 오후 01:23
함박눈을 생각하면 곧잘 순전함이 떠오릅니다. 하이얀' 눈이 가져다 주는 세상이 그려지기 때문이겠죠. 시인님에게 그것은 포근한 말로 다가온듯 보이네요. 눈이 포근하다니 참 멋집니다. 한번은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눈이 다른 색이었다면 어땠을까? 추운 날 좋은 날 되세요~
김문숙
2013. 02. 06. 오후 10:47
맞아요 눈이 다른색 혹은 매번 다른 색으로 오면 어떨까요? ㅎㅎ
늘미소
2013. 02. 07. 오전 09:09
처음보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 늘 빵긋빵긋. 보람찬 해피엔딩 결말을 기대해요~*
김문숙
2013. 02. 07. 오후 11:32
감사드려요 저랑 취미가 비슷하신가 봅니다. ㅎㅎ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