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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박종영 2013. 03. 09. 오후 03:57
4743
박종영 2013. 03. 09. 오후 03:57
4743
황태
-박종영-
흩날리는 눈발 아랑곳없이
바람이 구름과 하늘을 휘잡아 키우는 황태 덕장,
바삭바삭 핏줄 세우려고
대관령 진눈깨비에 마른 혼백이 토닥거린다.
슬픈 눈망울 그렁그렁 푸른 파도
가슴으로 퍼내고 형벌처럼 매단 지 수개월 지나
풀리는 산골 물로 켜켜이 겨울을 털고
푸석거리는 살점 한 쾌, 한 쾌로 엮어지면,
입맛 따라 팔려가는 남도 팔백리길,
서러운 몸뚱이 낯선 포구에 다다른다
그곳 술 익는 거리 희미한 장명등 톡톡 불 밝히면
선술집 주모, 억센 방망이질에 마른 핏줄 잘게 부서져
질박한 술상 위에 눕혀지고,
은밀하게 깊어가는 새벽,
술안주로 먹히는 몸뚱이보다 찢기는 아픔 추슬러도
바득바득 두 눈만 탐하는 무례한 세상의 내용에 대하여
통곡을 보태 명쾌한 눈을 찾을 수만 있다면,
오랜 기억으로 다시 가고 싶은 동해 바다,
망망 대해 그리워 퀭한 황태의 마른 눈물에서
누구의 위로를 용서해야 두 눈이 돌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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