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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과 사냥꾼 7
순간 종철의 전화기에 문자가 왔다는 이모티곤이 떴다.
'송금완료. 어디로 갈까요.'
종철은 엎친데 덥친격으로 졸도 직전이었다.
'이 쉐이는 대가리를 폼으로 달고 다니는 게 틀림없어!'
종철은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뽈락에게 가 있어.'
종철은 심호흡을 하면서 '침착해라'를 마음 속으로 반복하며 소장의 차로 되돌아갔다.
종철이 차문을 열자 소장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종철은 소장의 품을 뒤져 지갑을 꺼냈다. 지갑에는 고액권이 가득했다.
종철은 지갑의 돈을 꺼내며 말헀다.
\"너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이 정도면 본전은 어림없지만 당장 일을 치루는데 유용하겠군. 함부로 불면 지난 번 술쳐먹고 뺑소니 친 사건 분다. 옆에 탄 나도 처벌받겠지만 자진신고하면 정상참작으로 집행유예야. 넌 그냥 7년이야. 음주
에 뺑소니, 사망사건이니까. 알아서 기어. 씨*놈아.\"
소장의 눈은 당혹이 더해져 처참했다.
종철은세븐칵테일바로 향했다.
그는 허리에 걸려있는 수갑을 확인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종철이 중얼거렸다.
'정면돌파!'
종철이 나타나자 마담은 전과를 올린 정보원으로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마중했다.
마담과 눈이 마주친 종철은 제임스본드처럼 미소지었다.
마담은 색다른 경험으로 얼굴에 홍조를 띠고 본드걸인양 종철의 팔짱을 끼며 전공을 늘어 놓았다.
\"아까 대리운전 불러달래서 그러마 했지만 자기가 난처할까봐 안불렀어요. 잘했죠.\"
\"잘했어. 걔는?\"
\"내실에서 샤워 중이에요.\"
\"좀 기다려야겠군.\"
\"이쪽으로\"
마담은 작은 방으로 종철의 팔을 끌어당겼다.
종철은 한가로이 노닥거릴 시간이 없었지만 정황상 마담과 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잘 알았다.
'어차피 미화가 샤워 중이니까.'
종철은 못이기는척 마담의 손에 끌리어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마담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자 종철이 재빨리 라이터를 켰다.
마담은 길게 담배를 빨아당기고 회색 연기를 내뿜었다.
종철이 마담의 손에 쥐어진 담배를 낚아채고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눈을 지그시 감고 담배를 빨아당기는 종철의 곁으로 마담이 다가 앉으며 말했다.
\"자기는 오래 전에 만난 사람같애.\"
종철이 여인들의 마음을 가지는 방법을 잘 아는 전문가임을 알리없는 마담은 함께 담배 한개비로 자연스럽게 입술이 시차를 두고 포개어지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종철의 행동에서 살가운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생각이군. 혹시 혈액형이......\"
\"AB형인데 자기는?\"
\"오 마이 갓! 흔치않는데.\"
\"그럼 자기도 AB형?\"
대답대신 미소짓는 종철의 품속으로 와락 안기는 마담의 콧소리가 신경쓰였지만 그의 왼손은 어느새 마담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샴푸는 로리아, 향수는 샤넬을 쓰는군. 제법 고급인데 한 방에 가는 걸 보면 모자라거나 순수하거나 둘 중 하나.'
\"친군데, 연행해도 괜찮겠어?\"
\"죄가 있으면 처벌하는 게 맞고. 계집애 변변한 직업도 없으면서 돈많은 영감이나 밝히고......\"
들어보면 재수없어.\"
'그래서 여자 사이에 우정은 존재하지 않는거야. 질투의 화신!'
어느새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있는 마담에게 마지막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종철이 마담의 턱을 들여올려 그녀의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마담의 팔이 종철의 어깨 위에서 종철의 목을 감는 순간 종철이 입술을 떼며말했다.
\"미화라는 친구, 관상학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상이야. 그런데 마담은 귀상인데 어떻게 그런 친구를......?\"
입술을 뗸 것이 무척 아쉬운 표정의 마담은 그녀의 귓속을 어루만지는 속삭임에 오금이 저리면서 대답했다.
\"자! 그럼, 일단 공무 수행부터 하고. 새털같이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아잉, 조금만 기다려.\"
눈이 반쯤 풀어진 마담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살짝 비틀거리며 작은 방을 빠져나갔다.
종철의 전화기가 울렸다.
'샤워 끝내고 메이크 업중.'
'카운터에서 대기해. 빨리 인계하고 올테니까.'
종철이 작은방을 나서자 마담이 내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종철이 고개를 끄덕이자 마담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종철은 '븅신 잘한다' 였고 마담의 그것은 '근무 중 이상 무'였다.
종철은 미화와 소장이 자리했던 테이블 위로 양주잔과 먹다 남은 오렌지 쥬스를 눈여겨 보며 내실로 들어갔다.
미화는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녀는 인기척에 뒤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손님이 끊겼니?\"
종철은 미화의 헤어드라이기를 든 손에 수갑을 채웠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미화는 소리를 질렀다.
마담은 음악을 크게 틀었다.
미화의 앙칼진 소리는 음악소리에 묻혀버렸다.
종철은 팬티만 입은 미화의 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호의를 무시하면 쓰나!\"
\"어떻게 여길.\"
\"소장이라는 작자는 우리가 여지껏 추적하던 놈이지.\"
\"그럼 아저씨가 사냥꾼이라는 말은?\"
\"그 새끼가 다 지어낸 말이야. 돈냄새를 맡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까.\"
\"아저씨 직업이 차돌이라던데.\"
\"석달 전부터 잠복 근무 중이었거든. 자! 가자, 정확히 조서쓰고......\"
\"김경사님, 그럼 의도적으로 접근하신 건 맞네요.\"
종철은 자신의 팔에 나머지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옷입어!\"
\"친구에게 이런 모습 보이기 싫어요.\"
\"......\"
종철은 미화의 손에 찬 수갑을 풀었다.
미화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었다.
종철은 다시 미화의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그녀의 스카프로 가렸다.
\"엉뚱한 짓 하면 재미없어.\"
미화는 단호한 종철의 행동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종철은 미화의 팔짱을 끼고 나서며 마담에게 말했다.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미화는 마담의 얼굴을 째려보았다.
마담은 미화의 눈초리를 외면했다.
종철은 손에 잡히는대로 돈을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
마담의 표정은 멋쟁이에게 반한 여인에서 황태자에게 프로포즈 받는 여인의 얼굴로 변했다.
계단을 올라가며 종철은 전화기를 들고 말했다.
\"여기 꽃뱀 접수완료, 소백산 꽃뱀 접수완료. 해운대 달맞이 세븐칵테일바...... 알았다.\"
종철은 빈전화를 하고 있었다.
수신인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렇게나 나오는 대로 말하는 빈전화.
미화는 다리가 휘청거렸다.
미화는 소백산 작전이 들통난 것이라 여기고 당황했다.
그녀에겐 출고사무소에서, 똥색 갈매기와의 접촉사고, 소장의 등장까지 뭔가에 홀린 것 같은 하루였다.
소장의 차는 시커멓게 그대로 있었다.
종철은 미화의 팔을 잡아끌며 소장 차의 운전석을 열었다.
순간 종철의 머리칼이 쭈뼛거렸다.
인기척에 고개라도 돌려야 할 소장의 반응이 전혀 없었고 차안의 냉기가 섬뜩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소장의 코밑으로 손가락 두개를 갖다 댔다.
콧바람이 느껴지지 않았다.
'헉'
종철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영문을 모르는 미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망연자실한 종철을 바라보았다.
바닷바람이 광풍이 되어 어두운 거리를 내리치고 있었다.
계속
댓글 1개
불금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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