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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박영배 2013. 06. 13. 오전 10:22
6060
박영배 2013. 06. 13. 오전 10:22
6060
잣나무/ 혜원 박영배
태장동, 하사관 학교 가는 길
골목으로 들어서서 슬라브 집,
단칸방에 살다 이사 나오느라
아들놈과 함께 심은 잣나무
세월은 왜 그리 무심했는지
삼십 년 고개를 훨씬 넘겼다
그 잣나무가 어느 때부턴가
남쪽으로 가지를 길게 뻗어
아버지, 아버지 불러대면
엄동설한 나는 속옷으로 나와
구름을 스쳐 가는 달님에게
내 심장을 꺼내 보이고 싶었다
사람과 나무 사이엔 길이 있다
사람과 나무 사이엔 정도 있다
나는 심고. 장로님은 길러냈으니
잣나무는 두 아버지 사이에
해마다 잣을 한 가마씩 가져와
지금도 \"아버지\"하고 불러댄다.
댓글 4개
박영배
2013. 06. 13. 오전 10:23
삼 십여년 전, 군생활 당시 강원도 원주시 장로님 댁 셋방에서 살다가 이사 나오면서 아들놈 하고 기념으로 잣나무를 심어놓고 나왔는데 지금 그 잣나무에서 잣이 해마다 한가마씩 열린다고 합니다
황수용
2013. 06. 13. 오후 07:09
나무도 내가 심는 생명이니 자식이 아닐지. 그 자식이 자라나서 부모에 은혜를 갚는 모습은 못내 흐뭇하기만 합니다.
김재웅
2013. 06. 14. 오전 08:52
세상 일에는 다 전후가 있는 것이라고 내 집이 아닌데도 이사를 나오면서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하셨으니 그 대가가 주어지는 것 같네요
박종영
2013. 06. 18. 오후 01:37
잣나무의 일행 영광으로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고운글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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