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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이와 흰솜이
산들이와 흰솜이
옛날 아주 먼 옛날 산들이와 흰솜이가 살았지요
산들바람 따라 뭉개구름이 손잡아 웃고 있듯이
어깨동무 덩실덩실 만나던 곳은 언제나 고향
햇빛 고운 앞동산 자그마한 살랑 풀밭이었지요
버들가지 어깨 드리운 개울 따라 오르내리며
둘이는 앙감질에 손뼉치기 업어주기도 하고요
호미 낫 괭이 힘껏 움직여 땀도 흘리곤 했어요
산들이는 흰솜이를 오늘도 고맙게 생각한답니다
흰솜이가 있어야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아는구나
부르고 소리쳐도 소나무 큰 바위는 온줄 모를 거야
얼굴 볼 때마다 두 손을 꼭 잡아 주어야겠어
매일매일 한 번은 업고 한 번은 안고 다녀야지
산들이의 마음엔 하얗고 둥그레 동그란 흰솜이가
호호 얼굴에 예삐 춤을 훨훨 추고 있답니다
흰솜이는 산들이 벙글 웃음 소리를 날마다 듣죠
그래 그래 산들이가 한 순간이라도 곁에 없다면
저 멋진 들판 시원한 강가엔 가지 못할 거야
또 추우면 따뜻한 남쪽나라는 꿈도 못꿀 걸
맛있는 걸 가지고 다니다가 힘들면 주어야지
새털 옷깃마다 포근포근 쉴 자리 마련해 놓고
지나새나 생글생글 마음 어화라 둥둥 자랑해야지
맑은 물과 시원한 하늘 찾아 함께 떠나는 아침
잘 보세요 산들이와 흰솜이의 꿈초롱 눈빛이며
고만큼 서로 닮아 가는 너울 손짓에 얼굴을
크게 들리나요 앞서거니 따라 다니며 부르는
참새님 종달새님 뻐꾸기님들의 꽃잔치 노래가
천년 다음 날도 산들이 흰솜이는 웃고 있을 거예요
뭉개구름 산들바람 서로 안아 지금 웃고 있듯이
<Note>
한 20년 전이있을 거다.
<아라리>라는 대전젊은예술인모임이 있었다.
그곳에서 한국무용을 담당하던 아가씨 결혼식 날,
결혼식장에서 축시로 낭독했던 기억이 새롭다.
산들이 군과 흰솜이 양,
그들은 물론 지금 아빠 엄마가 되어
뭉개구름 처럼 또 산들바람 처럼
서울 강동구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다.
댓글 1개
정겨운 천지간의 대화를 보고 듣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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