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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자다

최다원 2013. 10. 05. 오후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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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자다//최다원 임진강 건너 인공기와 태극기가 나란이 서서 아우성으로 손을 흔드는 민통선내 통일촌 빈 망향전엔 호랑나비가 날개를 접고 잠시 휴식하는데 다사로운 계절은 그저 발효를 거듭하고 있었다 기포처럼 샘솟는 하고픈 말을 메아리에 담아 보지만 맴맴 맴도는 적막이 진을 친 고요한 산하에서 파란하늘 푸른 창공이 나의 것 이었다 떼지어 나르는 철새들의 날갯짓과 싱그럽고 달콤한 산소가 폐부를 가득 채울 때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수줍은 미소가 나의 것 이었다 맑고 투명한 눈부신 햇살 아래 보랏빛구절초 하얀 미소에 얼굴을 처박은 호랑나비 날갯짓도 나의 것이며 고요히 흐르며 침묵으로 일관한 임진강물과 깊숙이 몸을 담군 북녘의 산그림자가 나의 것 이었다 풀잎에 사알짝 앉은 초롱초롱한 이슬과 늘씬한 소나무의 수려한 자태가 나의 것 이었다 구슬픈 풀벌레의 애절한 절규속에서 나뭇가지 사이 새들의 청량한 노랫소리마저 나의 것 이었다 편액 속 명필의 적절한 조형미와 필력이 담긴 율곡선생의 힘찬 운필이 나의 것 이었다 다 참고 다 이해하고 채우기보다 비우라는 웅장한 미륵불 그윽한 미소가 나의 것 이었다 슬그머니 담을 넘는 솔바람이 바람난 만연한 가을속에서 나는 부자였다

댓글 1개

34980 2013. 10. 06. 오후 08:28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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