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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보다가

김봉길 2013. 10. 06. 오후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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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보다가
 
 
거울 보다가 끝내 웃었다
웃어도 웃어도 찌그러지는 얼굴
내 것이 아닌 듯
그 얼굴인가 바라보고 또 본다
눈을 감다가 흐흐 웃었다
눈 억지 감으시게라 흐흐
다시 다르게 찡그리시게라 웃었다
 
눈 빨리 감아도 얼굴 덕지덕지
나도요 나도요 들러붙은 것들
손바닥으로 머리 꽉꽉
가슴 속으로 감싸 안았다
안다가 쿵쿵 밟았다
땅도 하늘도 거울이다 쿵쿵 밟았다
하, 하얘지더이
지난 얼굴이란 모두 하얘지더이
지금은 더욱 하얘진 내 얼굴이더이
 
어쩌다 산다는 것은
얼굴이야 몸에 꼭 붙들어
어제처럼 펄떡이게 해야 하는 것
여기 있었구나
여기 있구나
너처럼 함께 펄쩍이고 싶은 것
그렇구나 보이는 것마다
너 거기 있었구나
너 거기 있구나
고이 만져보고 싶은 것
그래서 바람이거나 구름인 듯
떠돌아 떠돌다 사라지는 것
그래 하얗다가 더 하얘지다가
저도 모르게 사라져야 하는 것
 
거울아 휘어져라 보고 보아도
어디 갈까 언제 갈까
꾸물거리는 사람이여
또 너도 시간이여
새로 찡그려도 너도 얼굴이여
거울이야 제 눈 감아 쓰러져도
사랑해 그래도 사랑해
으흐흐 소리 섞어 하하하
너도 나다
밤새 또 웃고 웃어야 하느냐

댓글 2개

낙엽 2013. 10. 06. 오후 08:08

공감하는 시입니다.

문태성 2013. 10. 16. 오후 02:09

반추하며, 사색에 빠집니다. 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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