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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한 솥

박종영 2013. 12. 29. 오후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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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한 솥
 
-박종영-
 
싸락눈이 투닥투닥 흩뿌리는 날은
 마침내 하늘의 눈물샘이 넘치는 것이라 
곱은 손 따스한 핏줄 안으로 들여
 
스스럼없이 녹는 걸 보니
배고파 설움 삼키던 일 진하게 밀려오는 것 같네
 
지난날 복받치게 가슴 미어지던
걸식(乞食)이던지,
 
결식((缺食)이던지 간에
구차한 것 자랑하지 말라던 엄한 어머니 말씀,
 
누누이 당부 있었어도
오늘같이 싸락눈이 아깝고
욕심나는 것은,
 
메마른 풀섶 사이사이 스며들어
눈물 되는 보탬으로 아까운지라
 
저거 우리 식구 모두 긁어모으면
오죽이나 두둑이 흰 쌀밥 한 솥 되겠다.
 
 

댓글 8개

김현배 2013. 12. 29. 오후 08:16

내리는 눈처럼 순수한, 먹는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생각해봅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감사합니다. 박종영님.

김문숙 2013. 12. 29. 오후 10:06

ㅎㅎ 지난 것들은 행복일 수 있어요 ㅎ

박종영 2013. 12. 30. 오전 11:41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지금을 생각해 봤습니다. 감사드리며 남은 12월, 소중한 시간 되십시오 김문숙 시인님/

박종영 2013. 12. 30. 오전 11:42

배고프던 시절 눈 한 줌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감사드리며 12월의 남은 하루 소중한 시간 되십시오 김현배님/

미오새 2014. 01. 01. 오후 06:26

*박 선생님.. 아주 오래 전의 어느 영화에서 가난한 연인들이 눈이 내리는데 갈 곳을 잃고 공원 벤치에 앉아 자신들의 처지를 노래하던 노래말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돈이 궁할땐 돈비가 내렸으면, 배가 고플땐 쌀눈이 내렸으면...\" 박선생님..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는 갑오년되시기를 바라고 항상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박종영 2014. 01. 01. 오후 07:19

오랜 슬픔의 기억, 그리고 지난날의 그림같은 추억이 있었기에 오늘이 풍성합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무척 감사합니다 청마의 해 갑오년에도 더욱 건승하시고 두루 평안한 일상잉 되십시오 미오새님/

문태성 2014. 01. 02. 오후 01:54

천국의 아동이신 박종영 시인님의 쌀밥, 퍼뜩 제 머리속에도 얹어짐은 어인 일인지. 흰 쌀밥에 고깃국이 그립던 한설 기나긴 나절.

박종영 2014. 01. 04. 오후 12:37

배고픈날의 상상력, 한없이 내리는 싸락눈의 추억이 새롭습니다 감사드리며 올 한 해도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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