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황금 붕어빵

박종영 2014. 02. 09. 오후 12:00
3535
황금 붕어빵
 
                      -박종영- 
 

검은 쇠 집을 뒤집으니 아련한 소리를 낸다
황금 붕어 한 마리 구휼(救恤)의 의무를
온몸에 각인하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눈과 지느러미 뼈와 살은 오직
얼음기둥 칼바람 맞으며
파란 성장의 길을 살아온 우리 밀의 살덩이다.
 
다시 낱낱이 기억할 수 있도록
발가벗은 체 하얀 가루로 반죽이 되고,
쇠붙이의 온기에 터 잡아
차지고 달콤한 육질로 배고픈 좌판에 놓인다.
 
해 짧은 겨울 모퉁이
벌벌 떠는 손으로 황금의 배를 쩍 가른다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하얀 따스함
보라색 팥고물의 유혹이 입안에서 달콤하다.
 
후미진 거리 가로등이 늦은 밤을 하품하고,
찬 기운 웅성거리는 겨울 강으로
포장마차 주인의 방생(放生)은 계속되고 있다.
 
 

댓글 7개

임영경 2014. 02. 09. 오후 04:07

좋은글 잘 읽어보고 갑니다

박종영 2014. 02. 09. 오후 09:38

귀한 발걸음 주시어 감사합니다.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박성실 2014. 02. 10. 오전 12:13

그 방생 마음에 놓이는 군요. 시인님 건강하시죠? 오랜만에 안부 여쭙니다. 올 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시 기대하겠습니다.

박종영 2014. 02. 10. 오전 10:54

참으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시간의 더깨가 오래가면 벗겨진다는데 기억에서 사라지기전에 다시 뵈어서 즐겁습니다. 정겨운 댓글 감사드리며 2월의 새로운 한 주 즐겁게 열어가시기를 빕니다.

문희 2014. 02. 12. 오전 09:35

호호 하얀 입김사이로 녹아드는 행복, 추억.. 겨울 강으로의 방생은 또 다른 삶을 낳고 또 낳는다.

박종영 2014. 02. 12. 오전 11:20

아름다운 간식거리 붕어빵 늦은 거리 겨울강을 건너는 붕어의 슬기로움이 빛나고 있습니다.

김현배 2014. 02. 14. 오후 11:49

황금붕어빵이 생명을 해방시키고 있습니다 정겨운 겨울의 추억이고 별미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님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