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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종이밥 - 이가을

이가을 2014. 06. 16.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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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종이밥
- 이가을 -
 
수런거리던 저녁 해가 어스름할 무렵이면
주문처럼 밥 짓기 싫다는
아버지의 눈물샘이 부풀려 진다
 
어둠이 싫어 불빛을 토해내던 집들
하나 둘 눈을 감고
엄마까지 깊은 잠에 든 시간
펜 길 내던 아버지 입술 붉은 여인과
말語로 하얀 길 달리다가
끝내 네모 난 감옥에 철컥 갇히셨다
 
푹푹 내쉬는 한숨에
쉰밥처럼 푸석해진 얼굴로 아버지는
구깃구깃 허기 진 종이 밥을
잔뜩 지어 놓으셨다
그런 날 아침, 어머닌
수북하게 쌓인 종이 밥을 불살라
아침밥 지으시며
 
\"그래도 네 아버지의 옆자리가 따뜻하다\"
말씀하시며 빙그레 웃으신다.
 
 

댓글 2개

안상인 2014. 06. 16. 오전 06:36

아버지 역시 글로 삶을 쓰시는 작가이셨군요 창작의 괴뇌는 푸석한 얼굴이지만 하나를 얻으려 하나를 잃느 것을 삶으로 감내, 창작 과정을 묘사한 글향에 머물며 공감하는 가슴입니다. 원고지의 사각 감옥에서의 기쁨의 탈고를 할것인가 고뇌의 한숨을 지을 것인가 전 즉흥시의 훈련을 통해 짧은 착상이 주어진 큰 행복을 누리고 있답니다. 공감하는 글지기의 느낌으로 접합니다. 늘 건안건필하소서.

최대승 2014. 08. 06. 오후 12:08

\"그래도 네 아버지의 옆자리가 따뜻하다\" 빙그레 웃으시는 어머니 옆자리가 따뜻하듯이 옆에 있기만 해도 좋은 가족. 아버지의 향은 어머니의 향으로 묻어나고 내 생이 다할 때까지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그렇게 가족은 정과 사랑이고 그리움이지요. 그러한 가족에게 의무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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