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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으로 가면
김문백 2014. 11. 16. 오후 10:47
3753
김문백 2014. 11. 16. 오후 10:47
3753
그 섬으로 가면
그 섬에 가면
하얀 눈 내리는 겨울밤
작은 등잔불 그늘에서 우는 문풍지 소리
빨간 화롯불에 알밤 익어가고
동리 꼬맹이 아래채에 모여들어
시집 못간 옆집 누나
처녀귀신 이야기에 밤새 장지문 나서지 못한
친구들 다시 볼 수 있을까
팥죽처럼 들끓는 실의의 도회를 떠나
삽짝밖에 멸치 널어두고
조각배 노 저어 하루 해 바다에서
그물질 하다 돌아오면 그만인
싸리울타리 너머 빨간 홍시
남새밭의 무 몇 개 훔쳐와도
주인 없는 마당의 삽살개 꼬리치며
아무런 일 없던 이웃들
노을 지면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 사이로 낮은 돌담장
삶은 감자 소쿠리 오가던 곳
마음 주면 일평생 돌아설 줄 모르는 처자와
노부모 모시고 살아가는
그 섬으로
가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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