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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으로 가면

김문백 2014. 11. 16. 오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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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으로 가면 그 섬에 가면 하얀 눈 내리는 겨울밤 작은 등잔불 그늘에서 우는 문풍지 소리 빨간 화롯불에 알밤 익어가고 동리 꼬맹이 아래채에 모여들어 시집 못간 옆집 누나 처녀귀신 이야기에 밤새 장지문 나서지 못한 친구들 다시 볼 수 있을까 팥죽처럼 들끓는 실의의 도회를 떠나 삽짝밖에 멸치 널어두고 조각배 노 저어 하루 해 바다에서 그물질 하다 돌아오면 그만인 싸리울타리 너머 빨간 홍시 남새밭의 무 몇 개 훔쳐와도 주인 없는 마당의 삽살개 꼬리치며 아무런 일 없던 이웃들 노을 지면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 사이로 낮은 돌담장 삶은 감자 소쿠리 오가던 곳 마음 주면 일평생 돌아설 줄 모르는 처자와 노부모 모시고 살아가는 그 섬으로 가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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