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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잎이 돋다

김문백 2015. 02. 09. 오전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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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잎이 돋다 작은 전마선이 달빛 아래 잠든 해변의 집 나 살던 아랫채의 창밖에 오래 전 고사한 팽나무 있었다 아홉 살 물질을 시작해 학교엔 다닌 적 없다는 해복이 짙은 안개 피어나는 새벽이면 말없이 잠수채비를 하고 바다로 나가는 때로는 샛바람 거칠게 불어와 검은 바다가 서러움에 떨며 흐느낄 때 헝클어진 실타래는 바람에 휘날려 또 얼마나 구겨졌을까 그 매듭 풀수 없던 궂은날에도 그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쓰디쓴 술에 젖기를 갈망했을 것이다 생명을 잃은지 오랜 고목을 베어선 안된다고 조상이 물려준 고목이 외아들의 명수의 지킴이인 그 고목이 언젠가는 다시 소생한다며 질긴 오징어를 짓씹곤 하던 해복이 난 어느날 머물던 그곳을 떠났다 비에 젖은 꿈을 허공에 뿌리며 멀어져 간 미래를 찾아 떠났다 꿈길에서 닿았던 아득한 별자리 그 별빛 좇아서 더듬어 온 밤길이 먼 훗날 부질없는 한 잎의 낙엽이었음을 알게 되다니 반백이 되어 뒤돌아간 그 해변에서 허물어진 옛 집터의 고목이 푸른 잎새들로 가득 가지를 벋고 있음을 보았다 그의 어린 아들 명수가 우람한 팽나무가 되어 그들 부부를 데려갔단다 여기 가난한 해변의 남루를 벗어두고서 그들은 지금쯤 어디메 살고 있을까

댓글 6개

임영경 2015. 02. 09. 오후 12:24

감사합니다.잘보았습니다^^

김현배 2015. 02. 09. 오후 06:05

세월이 흐르면서 예기치 못했던 어떤 일들은 때로는 너무너도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문백 2015. 02. 09. 오후 07:03

명수 아빠와 같이 우리 모두에게도 훌륭한 아들 딸 있기를 ...

김문백 2015. 02. 09. 오후 07:05

그저 부족한 글 읽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곽기영 2015. 02. 09. 오후 07:33

세월은 모든 아픔과 사랑과 인간이 누리고 있는 업은 모두 묻고 추억과 그리움으로 되새김질 하는가 봅니다.

김문백 2015. 02. 10. 오전 03:41

우리의 삶에 있어 추억은 항시 스러지지 않고 살아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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