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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외로운 영혼에게

백원순 2015. 12. 16. 오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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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외로운 영혼에게

                                   백 원 순

 

낮 동안 맑은 하늘에

하얀 구름 산등성이에 노닐더니

오후가 되자

흐끗흐끗 바람에 흰 눈발은 눈시울처럼 뿌린다

하늘은 믿을 거 못되지만

하늘이 없으면 그나마 숨 쉴 구멍도 없겠지

 

겨울 바닷가에 홀로 앉아

성난 파도에다 글을 쓴다

파도가 한 번 오면 씻기 우고

의미를 찾으려 애쓰다

겨우 찾은 의미는

휘오리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의미를 애써 찾지 않은 갈매기들만

성난 바람에 춤 줄 안다

 

하루에도 많은 영혼들을 만난다

오래 같이 있었던 영혼

나를 필요로 하는 영혼

나의 존재를 마지못해 하는 영혼

문뜩 잠깐 스쳐지나가는 향기로운 영혼

말 한마디 서투른 몸짓으로 그 영혼에게

나를 표현하고 싶지만

잔인한 우주적 질서는 한 치의 틈도 없이 지나간다

 

그렇게 외로운 영혼들끼리

이 외로운 세상의 정거장에서

멍하니 그리운 눈빛 한번 주고받다

눈발이 세기 전 서둘러

서로의 영혼의 고향 행 서툰 차를 타나보다

애써 멀리서 미운 정 눈빛으로 감추고

서둘러 그렇게 대합실 문을 나서나 보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한다는 그 의미가

시간의 바람 속에 묻히고

그렇게 침묵의 기표로

괜한 화만 내면서 어두운 겨울 날 저녁에

한 영혼은 눈물 어린 먼 별 빛을 바라나 보는 것 같다

댓글 1개

안성훈 2015. 12. 18. 오전 09:46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한다는 의미가 시간의 바람 속에 묻히고 멋진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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