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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외로운 영혼에게
겨울밤 외로운 영혼에게
백 원 순
낮 동안 맑은 하늘에
하얀 구름 산등성이에 노닐더니
오후가 되자
흐끗흐끗 바람에 흰 눈발은 눈시울처럼 뿌린다
하늘은 믿을 거 못되지만
하늘이 없으면 그나마 숨 쉴 구멍도 없겠지
겨울 바닷가에 홀로 앉아
성난 파도에다 글을 쓴다
파도가 한 번 오면 씻기 우고
의미를 찾으려 애쓰다
겨우 찾은 의미는
휘오리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의미를 애써 찾지 않은 갈매기들만
성난 바람에 춤 줄 안다
하루에도 많은 영혼들을 만난다
오래 같이 있었던 영혼
나를 필요로 하는 영혼
나의 존재를 마지못해 하는 영혼
문뜩 잠깐 스쳐지나가는 향기로운 영혼
말 한마디 서투른 몸짓으로 그 영혼에게
나를 표현하고 싶지만
잔인한 우주적 질서는 한 치의 틈도 없이 지나간다
그렇게 외로운 영혼들끼리
이 외로운 세상의 정거장에서
멍하니 그리운 눈빛 한번 주고받다
눈발이 세기 전 서둘러
서로의 영혼의 고향 행 서툰 차를 타나보다
애써 멀리서 미운 정 눈빛으로 감추고
서둘러 그렇게 대합실 문을 나서나 보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한다는 그 의미가
시간의 바람 속에 묻히고
그렇게 침묵의 기표로
괜한 화만 내면서 어두운 겨울 날 저녁에
한 영혼은 눈물 어린 먼 별 빛을 바라나 보는 것 같다
댓글 1개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한다는 의미가 시간의 바람 속에 묻히고 멋진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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