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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김계수 2016. 04. 21. 오전 09:24
4537
김계수 2016. 04. 21. 오전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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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산중턱 논 옆 개울가
산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여기 꽃그늘 한 자리 빼고는
모든 봄은 당신의 권력,
녹슨 괭이로 물꼬 틀 때
혼자서 맑은 돌 베고 잠들었던
산 복사 꽃그늘에
단단했던 권력이 썩었습니다.
지난 홍수에 벗겨진 붉은 뿌리 드러내고
마음껏 늘어 핀
썩은 권위 연분홍 저 그늘이
오늘은 저렇게 환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꽃이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복숭아 꽃그늘을 빼고는
모든 자리가 당신의 감옥,
계단논 사이사이 물길이 새로 나고
줄어드는 개울가 물소리 들으며
연한 풀처럼 순한 듯 낮잠 들던
복숭아 꽃 그늘에
새파란 감시마저 시들었습니다.
살피지 않은 가지 휘어지고도
꽃을 내어
불안의 긴 세월 뒤 보는 그늘이
오늘은 저렇게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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