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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목 중에서 (잠시 수필한점 - 황토집 짓는날)

김병국 2016. 04. 21. 오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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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짓는 날 황토 집을 짓는 날 친구들과 평창산골로 향했다. 조금 쌀쌀하긴 했으나 쾌청한 날씨였다. 중년이 넘은 다섯 팀의 부부동반으로 두 차에 나누워 유치원생이 되었다.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새말인터체인지로 빠지니 이른 새벽 철모르고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길옆 야산으로 눈꽃의 향연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연신 탄성을 질러대며 즐거워했다. ‘안흥’ 이라는 이정표가 나오고 평창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좌측으로 들어섰다. 굽은 길로 한참을 오르다 내려가고 오르다 내려가니 수려한 자연 속에 한 채의 아담한 집이 그림처럼 나타났다. 나즈막한 집 뒤론 곧게 뻗은 자작나무가 무리지어 서풍을 막아주고, 앞쪽으론 크고 작은 괴석을 안은 채 계곡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맞은편 언덕엔 다래 넝쿨이 얼기설기 엉켜 한 봄에 싱그러움을 짐작케 했고, 나이어린 은사시나무 잎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바람도 안 부는데도 파르르 떨고 있었다. 계곡을 가로질러 멋들어지게 휘어져 있는 늙은 소나무는 태고 적 바위를 독차지하듯 한가로이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멍석만한 텃밭 옆엔 두개의 나무벌통은 꿀벌들이 들락날락 분주히 꿀을 나르고, 앞마당엔 봄 준비를 마친 파릇한 잔디와, 언제부터 있었는지 잘생긴 고사목이 마음을 비운 듯 속을 드러낸 채 주인대신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름 모를 노승이 거처하던 곳이다. 우리는 잠시 아늑한 자연의 정취에 취해 있었으나 곧 작업준비에 들어갔다. 조용한 산 속에서 웃고 떠들며 우리는 각자의 일을 알아서 했다. 아낙네는 크고 작은 독을 씻고, 메주를 나르고, 깨끗이 닦고, 채반에 말리고, 소금으로 간수를 만들고, 남편들은 진흙을 이기고 뭉치고 구들장을 옮겨놓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그런데...... 지금은 계시지 않는 아버지와의 한 때가 생각났다. 바지가랑이를 잡고 졸졸 따라다니다 심부름도하며 즐거워하던 철없던 그때가... ‘아버지! 이제 서야 저도 일을 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저는 이제야 철이 드는 걸까요?‘ 눈앞에 사물이 뽀얗게 흐려지며 ‘투둑‘ 하고 물방울이 신발위에 떨어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먼데 하늘을 쳐다보았다. 몇 점의 뭉게구름이 떠가고, 그 구름 뒤에 잔잔한 아빠의 미소가... ‘아버지! 보고 싶어요.’ ‘......‘ ‘저는 잘 있어요.’ 아버지도 잘 계시죠? 나는 기구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허리를 폈다. 진달래 향을 꼬리에 달고 불어온 바람은 내 볼을 어루만지고 지나갔다. 아빠의 손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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