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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추억은 우리로하여금 경계를 지우게한다
백원순 2016. 10. 11.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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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순 2016. 10. 11.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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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추억은 우리로하여금 경계를 지우게한다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기)
백 원 순
아이들이 어릴 때
마땅이 갈 곳 없어
백운산 자락 조용한 처가 댁을 자주 찾곤 했다
처가댁 앞 집에는 나이 드신 할머니 한 분 사셨다
아이들을 머리를 쓰담아 주시곤 예뻐하셨다
그 할머니는 가끔 홀로 외로워
술 한 잔 드시면
일본 노래를 부르시곤 하셨다
어릴 때 일본서 사시다
해방되어 돌아오셨다 한다
우리들에 어릴 적 기억과 추억이
이미 어른이 다 되어 버린 우리에게
현실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렇게 대수롭겠는가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아무리 행복했을지라도
억센 가을 억새 잎에 기어가는 달팽이는
계속해서 살을 베이지 않으려
그에 먼 조상으로 부터 가져온 기억과 추억에
미끄러운 오래된 화석에
윤활유를 날카로운 현실에 마른
날에다 묻히고 천천히 꾸준히
기어간다
미우면 좋은대로
좋으면 기쁜대로
기쁘면 행복한대로
아프면 눈물대로
고통스러우면 고독한대로
제발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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