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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모으는 시간
지혜를 모으는 시간
-박종영
1945년 6월, 그토록 무덥던 날
탐스러운 앵두가 붉게 익어가는 시절
일본의 패망으로 치닫는 전쟁말기 어린나이에도
매일 아침 동쪽을 향해 머리 숙이는 신사참배가 지겹던 날,
이웃집에 익어가는 멈음직스런 앵두가 탐이 나서
철망을 넘어 일본사람 \"고바야시\"가 사는 정원에 들어갔다.
주머니에 앵두를 가득 채우고 나올 무렵
집주인 \"고바야시\"에게 들키고 나서
같이 간 친구랑 닭장에 갇히고 말았다
해가 지고 샛별이 근심스러워 하나둘 눈짓을 보내고,
허기진 뱃속에 붉은 앵두를 씹어 삼키면서도
피압박민족의 투쟁으로 도전할 방법을 궁리하는데,
머릿속에 번쩍 스쳐 가는 지혜,
닭장 문을 열고 모두 날려 보내라는 암시가 뇌리를 때린다.
철망 문을 열어 젖히자 후닥닥 날아가는 크고 작은 닭들
날아간 닭잡기에 정신없는 \"고바야시\"의 감시를 피해
탱자나무 울타리 개구멍으로 기어 나와 집으로 오는 길
핍박과 배고픔으로 서럽던 어린 시절,
숨 막힌 닭장 안의 절망 앞에서 터득한 지혜로 쟁취한
그해 8월 15일은 해바른 길로 다시 오는데,
그토록 무한한 광복의 기쁨을 회상하면
유월의 탐스러운 붉은 앵두가 진정으로 선열의 순국을 깨닫게 했고,
오늘에 이르러 그날의 분노를 잠재우고
새로운 삶을 위해 슬기롭게 지혜를 모으는 시간.
댓글 6개
8월 15일,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잘 지내시죠 박종영 선생님
앵두, 앵두나무의 회억, 탐스러움을 뽐낼 때, 일본이 숨었군요. 지금도 앵두는 익어 가는데... 우리 민족 지혜가 필요합니다.
6월의 붉은 앵두가 익어가는 초여름은 늘 생각하는 조국의 옛날이 기억됩니다. 어느덧 수많은 시간이 흘러 여기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지금, 아쉬움도 많습니다. 부족한 글에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철에 건승하십시오.//
광복의 그날 815는 다시 오는데 나라의 앞길이 우울합니다. 안녕하시지요? 안부전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늘 즐거운 시간 되시고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수필 형태로 재탄생하여도 아주 좋을 내용이네요. 제목은 \"닭장 안에서\"로 지으면 무난할 듯 하고요. 개인적인 견해였읍니다.
부족한 글에 관심가져 주시어 무척 감사합니다. 수필 형태의 제목'닭장 안에서'도 공감을 얻습니다. 감사드리며 무더운 여름, 더윽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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