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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바람 속으로
시월의 바람 속으로
-박종영
잎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 의무라지만
벌레 먹은 슬픈 구멍으로 보이는
하늘이 한 겹씩 구름의 덫을 벗기며 흐른다.
바람이 서늘해지는 것은 어쩌면
또르르 구르는 낙엽의 소리로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
울굿불굿 치장을 마치고 나온
다투어 흔들리는 것들의 붉은 얼굴 고와
아름다움을 배우려는
산새들의 날갯짓이 바쁘다.
저것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손을 펼쳐 내려앉기를 기다리면,
보람으로 콩 새 한 마리 푸른 우주를 물고 와
한가락 하늘의 노래를 들려준다.
가을은 참, 이래서 좋은 것,
감국, 구절초, 까실쑥부쟁이 모두 한자리에서
겨울나기를 의논하는 동안 한 축 끼어 귀를 세우면,
가슴 어우르며 어두운 밤으로 사라지는
동동한 시월의 바람.
photo by 작은새 사진가 / 推鼓
댓글 4개
월초 가족들과 제주에서 시월을 맞이 했습니다. 성산봉에 오를때 눈앞의 구절초가 어찌 반가운지.. 박시인님의 가을 시가 떠오르더군요. 가을이, 가을비, 바람, 꽃들이 참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쑥부쟁이 의연함, 배우고 삽니다.
추석연휴를 제주에서 보냈군요. 부족한 글을 생각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산에 가면 여럿의 가을꽃들이 반기고 있어 더욱 좋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주말은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주는 가을 꽃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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