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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그릇)

백원순 2017. 11. 21. 오후 12:28
1916

 도자기(그릇)

                        백 원 순


 


도공이 도자기를 만들 때

그의 모든 작품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가을날에 만드는 작품에는

그의 쓸쓸한 낙엽 지는 소리

묻어 있고

 


겨울날에는

하얀 눈 위에 비추이는

달그림자 묻어있고

 


봄날에는

꽃향기에 취한 듯

벌과 나비 그림자 숨어 있고

 


푸르른 여름날에는

삶에 묻은 옹기의 투박함이

뜨거운 날을 견디게 한다

 


백자 항아리든

투박한 옹기이든

살아있음에 모두 그릇이다

 


푸른 하늘을 담고 있는 도자기

노란 가을 잎을 띄우고 있는 찾잔

쓸쓸한 겨울 달을 품고 있는 항아리

 


삶에 절고 절은 진한 간장도

그를 품어주는 옹기가 없으면

그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담고 있기에

똑같은 도자기(그릇)이다

 


 


 


 


 


                                 

댓글 4개

배승환 2017. 11. 23. 오전 07:18

Fine art를 유학하고 돌아 온 큰 애가 어느날 모든 연봉이 꽤 많았던 미국의 회사를 그만두고 하는 일이 도자기 굽는 일이라네요 얼마전에는 2년 구운 공예품을 첫 전시회를 가졌는데, 아빠가 보기에는 너무 안스럽네요 그래요 인생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각기 필요한 그릇이겠지요

사색의향기 2017. 11. 23. 오전 11:00

저는 무언가를 담고 있을까요? 돌이켜 생각해봅니다...^^

백원순 2017. 11. 23. 오후 06:41

가을 하늘과 같은 아름다운 마음을 담고 계실거라고 생각됩니다. 고맙습니다.

백원순 2017. 11. 23. 오후 06:42

창작하는 일이 어려울지라도 아름다움이 남을거라는 생각을 하여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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