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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시간의 노예

박종영 2017. 11. 25. 오후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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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시간의 노예


-박종영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소유는 시간이다
부자든 가난하든 많이 배운 사람이든
적게 배운 사람이든 젊은이나 노인이나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 숨 쉬고 있는
모든 생명에게 보이지 않게 골고루 분배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눈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청순한 꽃의 시간은 어떠한가 생각해 보자
꽃은 시간에 묶인 노예라고 할 것이니
그건 빛남과 어둠 맑음의 간격에서
바람에 끌려와 정해진 시간에 피어야 하는 꽃의 무게,
절박한 꽃의 의무가 있어서다
벌과 나비를 불러오게 하는 순간에서도
꽃핌이 게을러 향기를 더디게 뿌렸을 때,
나무의 뿌리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듣는 것은
결국 달콤한 열매를 놓치는 불행을 막기 위한 훈육이다
이에 시간의 노예에 갇힌 꽃의 안타까움을
도둑질하는 우리들의 시각 효과,
사람과 꽃의 성장이 함께 하는 순환의 절기에서
생명은 오로지 정해진 시간의 보살핌으로
번식의 욕망을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photo by 고규홍 시인&사진가

댓글 6개

미오새 2017. 11. 27. 오후 10:19

* 때를 따라 찾아 오는 벌과 나비를 위해서, 혹은 꽃을 바라 볼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에 꽃을 피워야 하는 꽃의 운명.... 통찰력깊은 시인님의 시선을 통하여 꽃은 시간의 노예라는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사색의향기 2017. 11. 29. 오전 11:50

화무십일홍 이란 말이 시간의 지배 관점으로 다르게 해석되네요...^^

박종영 2017. 12. 01. 오전 02:49

정겨운 격려말씀 감사합니다. 미오새님, 남은 12월 마무리 잘하시고 일상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7. 12. 01. 오전 02:50

꽃의 시한부가 우리의 삶과 같아서 비유되는 격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에 관심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문희 2017. 12. 02. 오전 11:01

각각 다른 환경의 사람에게는 시간이 공평하다고 느껴지지 않듯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은 시간에 민감(?) 하겠습니다. 피 관찰물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7. 12. 05. 오전 11:04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7일이 大雪 절기라서 미리 추위를 몰고 온것 같습니다. 감사드리며 차가운 겨울,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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