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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는 시간

박종영 2017. 12. 22. 오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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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는 시간


-박종영


궂은날 진눈깨비에 눈물을 섞는다
서러운 이별처럼 흩날리는 길모퉁이에서
쉼 없이 녹아내리는 하얀 이야기를 듣는다


노동을 끝낸 사내의 낡은 옷깃에
엉킨 눈발은 아궁이의 짚불처럼 쉬이 사라지고
여린 마음은 늘 주머니를 지키지 못해 허전하다


어느새 남녘 바람 불러들인 설중매
젖꼭지처럼 솟아오른 붉은 꽃봉오리 달고
생명 있는 것 모두가 부딪치면
속살 차는 절정인 듯 마냥 움찔댄다


매듭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훔치며
서러운 마음 감추고 있는 눈발 속에서
훌쩍거리는 소리에 흠칫
아내를 바라보다가 아내도 나를 쳐다보다가
그리움으로 달려가 웃음꽃 피워내는 시간


시린 손 호호 불며 안타까운 세월
이토록 곤궁한 겨울에 가슴 반짝이도록
모처럼 함께 웃고 있으니 행복이 재촉한다


댓글 5개

문희 2017. 12. 27. 오전 08:13

이런 풍경에 파묻혀 있다면 홀로 있더라도 깊은 독백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눈 속의 매화가 여느 꽃들과 함께 피지 않듯이..

박종영 2017. 12. 28. 오후 10:50

나라가 참으로 어수선한 2017년이었습니다. 세월이 해결해준다는 말도 실감이 안나는 지금입니다. 2018년이 열리는 황금개띠의 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문희 2017. 12. 29. 오전 09:46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주 시인님의 작품을 음미하며 잠시, 때론 한참을 생각하도록 해 주시고 새롭고 유의미한 감각을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지러운 세상,우리 모두에게 바른 사고를 유지하는 지혜와 용기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김성훈 2018. 01. 09. 오전 09:57

추운 겨울 함께 웃어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 훈훈한 기운이 형성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은영 2018. 04. 23. 오후 03:44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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