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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는 시간
함께 웃는 시간
-박종영
궂은날 진눈깨비에 눈물을 섞는다
서러운 이별처럼 흩날리는 길모퉁이에서
쉼 없이 녹아내리는 하얀 이야기를 듣는다
노동을 끝낸 사내의 낡은 옷깃에
엉킨 눈발은 아궁이의 짚불처럼 쉬이 사라지고
여린 마음은 늘 주머니를 지키지 못해 허전하다
어느새 남녘 바람 불러들인 설중매
젖꼭지처럼 솟아오른 붉은 꽃봉오리 달고
생명 있는 것 모두가 부딪치면
속살 차는 절정인 듯 마냥 움찔댄다
매듭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훔치며
서러운 마음 감추고 있는 눈발 속에서
훌쩍거리는 소리에 흠칫
아내를 바라보다가 아내도 나를 쳐다보다가
그리움으로 달려가 웃음꽃 피워내는 시간
시린 손 호호 불며 안타까운 세월
이토록 곤궁한 겨울에 가슴 반짝이도록
모처럼 함께 웃고 있으니 행복이 재촉한다
댓글 5개
이런 풍경에 파묻혀 있다면 홀로 있더라도 깊은 독백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눈 속의 매화가 여느 꽃들과 함께 피지 않듯이..
나라가 참으로 어수선한 2017년이었습니다. 세월이 해결해준다는 말도 실감이 안나는 지금입니다. 2018년이 열리는 황금개띠의 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주 시인님의 작품을 음미하며 잠시, 때론 한참을 생각하도록 해 주시고 새롭고 유의미한 감각을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지러운 세상,우리 모두에게 바른 사고를 유지하는 지혜와 용기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추운 겨울 함께 웃어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 훈훈한 기운이 형성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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