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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빗방울 심어주기

박종영 2019. 09. 29. 오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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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빗방울 심어주기


-박종영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가 연약하여 부대끼는
빗방울을 붙잡아 함께 흘러내린다
어리고 미약한 방울은 주워 담아 대열에 끼워 넣는다
약한 빗물도 힘을 합하니 더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그 사이 연잎에 떨어진 빗방울은 흔들리는 잎이 즐거운 듯
영롱한 보석을 만들고 으스댄다
어느 빗방울은 키 작은 풀잎에 걸터앉아 그네를 탄다
저러다가 거친 땅에 떨어지면 한풀에 사라지는 눈물이다
적당한 빗물이 산천에 스며드니
마침내 한 폭 풍경이 노랗게 열린다
과연 으뜸가는 가을의 시작이다
빗방울이 나지막이 땅을 두드려 산야에 묻힌
가을꽃들을 깨운다
일제히 똑같은 빛으로 일어서는 꽃들의 환호
촉촉한 비를 맞으니 향기가 곱다
비를 맞아야 살아나는 향기의 절정을 위해서
가장 행복한 빗방울 하나 꽃의 가슴에 심어준다
발설하면 안 되는 첫 밤의 밀어가 달콤할 것이다


photo by 작은새 사진가



댓글 6개

문희 2019. 10. 01. 오전 09:29

많은 가을 꽃들의 하나가 되어 비를 맞으며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미약하더라도 함께 향기를 내뿜고 이 산야를 아름답게 만들고 싶습니다. 이 땅을 위해, 우리와 미래를 위해 힘을 쏟았던 시절들이 슬픈 과거가 되지 않도록.. 그런 계절을 지내고 싶습니다.

김민재 2019. 10. 01. 오전 10:22

비를 머금어 윤기나고 생기넘치는 꽃들의 모습은 그 아름다움이 평소보다 배가되고, 그러한 촉촉함에 또 다른 매력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영배 2019. 10. 01. 오전 10:59

지난 여름 이곳은 그렇게 비가 안 오더니 터밭에 푸성귀들이 다 말라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틈틈이 시간이 되는대로 물을 주긴 했지만 어디 감당이 되어야지요 얼마 전 태풍이 지나가면서 비를 뿌려주더니 금새 함박 미소를 지으며 파릇파릇 살아났어요 그것 뿐이 아닙니다 가을 꽃들이 일제히 꽃대를 열고 피어나고요 감나무엔 순식간에 주렁주렁 감이 익어갑니다 들에는 시원한 바람에 벼 이삭 익는 냄새가 마음을 넉넉하게 합니다 저는 지금 금목서 꽃 향기에 푹 빠져 있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박종영 선생 님

박종영 2019. 10. 01. 오후 09:46

만물의 보약인 비는 나무들에게는 생명수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농부의 마음은 경배하는 심정으로 농사를 지어갑니다. 절기마다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가을입니다.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박종영 2019. 10. 01. 오후 09:48

감미롭게 내리는 비와 그리움을 나누는 가을 꽃들이 보기 좋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댓글로 문학의 향기방을 빛내주시는 김민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가을의 달 10월에도 더욱 건승을 빕니다.//

박종영 2019. 10. 01. 오후 09:52

풀이 죽어 있던 나무들이 비를 맞으면 일제히 고개를 들고 생기가득한 웃음이 파릇파릇하지요 물의 충만함이 곧 생명수입니다. 산야에 가을 꽃들이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태풍 \"미탁\"이 이곳 목포를 통과한다고 합니다. 10월3일 새벽입니다.걱정이 됩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박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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