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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서
벼랑에서
옷고름 풀어 헤치며 빈 가슴을 뒤집는다
벼랑 끝 여기에 서면 무엇이 보일까
마음 다 비우고 나면 벼랑 끝도 안전지대다
비워 내기 비워 내기 비워내기 읊으면서
발길 뜸한 모퉁이 돌아 감긴 세월 풀어 본다
무너진 가슴 켜켜이 탑塔 하나 쌓으면서
댓글 4개
시조집 『비움』, P.51. 문무학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중에서- 작품‘벼랑에서’는 비장미(悲壯美)가 풍긴다. 비장미는 삶의 모순을 거부하고 숭고한 이념을 긍정하려는 투쟁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투쟁이 실패로 끝나 슬픔이 극에 달한 상황이나 한과 같은 정서의 표출로 인해 형상화되는 이미지다. 당위적인 입장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그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을 때 생기는 미의식으로, 수용하지 못할 것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체는 좌절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첫 수는 격정이 끓는 상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답답해서 옷고름을 풀어헤치며 가슴을 두드린다. 그러다가 그 탈출구를 찾는데 그 탈출구가 벼랑이다. 벼랑 끝에 서면 해결책이 드러날까 하는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벼랑에 서고 보니 다른 생각이 찾아들어 격정이 조금씩 식어진다. 격정을 누그러뜨리는 약이 비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비우고 나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그 벼랑이 놀랍게도 안전지대가 된다. 그래서 둘째 수에서는‘비워내기’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서 비우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탑을 쌓는 일은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비우고, 정성을 다 하지 않으면, 삿된 마음이 조금이라도 끼이면 탑은 쌓여지지 않는다. 시인 천숙녀는 삶의 묵은 상처를 달래고, 비우기를 행하면서 시조의 탑을 쌓는다. 그 탑은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시조집으로 묶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시조집 『비움』은 천숙녀가 쌓은 시조의 탑이다.
그 의미와 뜻을 알면 더욱 새로와 지는 것이 자연의 모습인듯 합니다
김민재 시인님! 고맙습니다 다녀가신 걸음 말씀 마다마디 -요 늘 건강하소서
탑의 완성을 위해 마음을 다 비우면 세월이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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