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지는 꽃

천숙녀 2021. 01. 30. 오전 11:53
488

지는 꽃

 

 

가녀린 대궁타고 온 몸에 번지더니

 

생살 도려낸 흔적 위에 목숨 걸고 피던 꽃

 

간절한 마음을 담아 밑그림을 그렸다

 

떼어내도 줄지 않는 피 끓는 가슴으로

 

덜 여문 생각을 모아 마른 목을 적시면

 

지는 꽃잎 한 장에 삶의 궤적 그었다

 

어둠 속에 날 세우며 굳게 다문 붉은 입술

 

긁히고 밀리던 가슴 허물 한 겹 벗어놓고

 

메마른 땅 꾹꾹 눌러 인印을 치는 늦가을

 


댓글 2개

천숙녀 2021. 01. 30. 오전 11:54

안부 시집에서 <지는 꽃> 91p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중에서 시집 마지막 부분에 배치한 <지는 꽃>은 안부의 많은 함의를 지닌 시다. 지는 꽃은 열매의 시작을 알리는 약속의 석별 의식이다.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삶의 궤적이며 꽃잎으로 계절의 보증금을 붉게 날인해놓고 비로소 가슴 허물을 벗는다. 함께 살아갈 멋진 보금자리 땅을 등기하듯 <지는 꽃>을 걸어놓고 ‘너는 내 것’이라고 외친다. <지는 꽃>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핀 평화와 안식의 열매를 매달고 있다. 훌륭한 상징이다.

김민재 2021. 02. 01. 오후 11:12

그 붉은 매력이 늘 우리를 다시 뜨겁게 만드는 이유인거 같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