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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 2

박동수 2022. 05. 26. 오후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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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 2

                              글 : 박동수


사랍문 옆 작은 터에 모란이 피고

꽃 얼굴 앞에는 언제나 

할아버지가 웃고 있습니다

주름진 얼굴이 펴지고 

웃음을 웃는 할아버지가 좋아

아침이면 모란은 활짝 핍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장에 가는 날입니다

무언가 잔뜩지고서 사립문을 

나서며 웃음을 흘리고

모란은 돌아오는 

할아버지의 웃음을 보리라

하루 종일 시들지 않고 피어 있습니다


해가 기우는 시간 할아버지는 사립문을 열고

모란을 쓰다듬으며 근심스런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웃음을 웃을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모란은 밤새 꽃을 피우기 위하여

끙끙대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할아버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모란은 목을 꺾었습니다

해가 진 그날 밤 모란은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하얀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그날 이후 사랍문 옆에는 

모란이 영영 피지 않았습니다


        슬픈 어느 날 초가집 앞에서

                                20070501

댓글 9개

박동수 2022. 05. 26. 오후 02:49

이 시대의 슬픈 현실과 언제나 정겨운 웃음으로 살다 외롭게 떠나간 할아버지의 염원(念願)이 무엇이였을까. 생각에 잠겨 봅니다.

김종숙 2022. 05. 27. 오전 08:36

우리집 장독대 옆에도 해마다 이맘때면 얼굴을 내밀고 정겹게 인사하던 목련꽃이 그립네됴

박동수 2022. 05. 27. 오전 10:43

목단꽃이라고도 합니다. 전해 내려오는 말은 이 꽃은 향기가 없다고들 하지요 그러나 향기가 있으니 벌과 나비가 모여 듭니다. 옛부터 귀족꽃으로 알려지고 안방마님 화단에 많이들 심었다고 하더군요. 꽃이 커서 늘 웃는것 같이 보입니다. 귀하다보니 나이든 분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꼰대(할아버지)꽃이 되어 강아지보다 천대받는 할아버지들의 홀로사는 외로운 분들의 친구가 되는 꽃 그분들의 염원이 함께 담긴 꽃이되어 가는 듯해서 .......감사 합니다 김종숙님

박종영 2022. 05. 27. 오전 11:32

할아버지와 모란의 슬픈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을 칩니다. 6월이면 곱게 피는 모란꽃, 대표적인 눈물의 꽃입니다. 감사합니다.

박동수 2022. 05. 27. 오후 08:18

옛날 어릴적 목단꽃을 잘못 건드려 꺽였는데 할아버지가 진노하여 종아리 맞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정도로 목련은 귀하게 여꼈던 꽃이지요 지금은 귀한편이고 대우받는 꽃은 아닌듯 합니다.전설도 많고 사연도 많은 꽃인것은 분명 한듯 합니다. 중국꽃인데 왕실에 선물받으며 우리에게 전해졌다고 합니다. 박시인님 건강하시고 올 여름에는 즐거운일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문희 2022. 05. 30. 오후 05:23

모란의 자태를 크게 평가하신 할아버지와 화려한 모란 꽃이 우리에게 인생과 자연을 함께 느끼도록 합니다.

박동수 2022. 05. 30. 오후 07:19

내 주위에 삶을 지키는 인연들과의 긴밀한 관계의 룰에 배신을 당한 노년의 삶에서 느낄 수없는 정들을 자연에서 얻고 있는 오늘의 현상이 어쩌면 이런것이 아닐까 생각이 봅니다. 우리 스스로의 돌이켜 볼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들려주셔서 감사 합니다. 항상 문운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정채균 2022. 05. 30. 오후 10:40

예전에 살던 아파트 화단에 모란을 심어 눈 맞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전설 같은 슬픈 내력을 몰랐습니다. 초여름이면 변함없이 찾아오는 할아버지 얼굴을 기둘립니다.

박동수 2022. 05. 31. 오전 11:14

모란은 중국에서 우리나라 온 꽃으로 그 내력이 참으로 복잡 합니다.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옛 사람들은 귀족꽃으로 여겨 사랑방 앞이나 마님방 앞 화원에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클때도 마찬가지로 귀한 꽃에 해당되고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던 꽃이지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시대의 정서가 무너지면서 이꽃은 별로 많이 유행하지 못햇죠. 그런중에 외로운 할아버지의 단골 꽃이 되어가고 있었죠. 외로운 할아버지 소외되어가고 있는 할아버지 그곳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변화가 우리는 인식할 필요를 느끼지요 정시인분들은 감이 오겠지만 후세대는 잘 모를 겁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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