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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유순예 2025. 07. 15. 오후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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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유순예 기묘한 나의 향기에 끌렸어? 신들이 다녀가는 그 새벽 숨 가쁜 너의 몸짓언어가 심연(深淵)에 든 나의 동면을 깨웠어 모른 척해 달라는 너의 말은 이미 삭제했어 왔던 길 되돌아간 너를 기다리는 순결은 잡것과 음통했어 시든 꽃잎 죽은 향기 쓰레기장에 내다 버렸어 꽉 오므렸던 속내를 쫙 펼쳐 보이다 미쳐버린 건 꽃잎이 아닌 꽃술이야 미친 꽃술보다 먼저 미친 건 케케묵은 꽃대야 황홀했던 순간은 사랑이 아닌 오르가슴이야 변절하기 전에 차이는 게 사랑이야 마음 고쳐먹기 전에 대답해 떠나야 할 때 떠날 줄 아는 꽃가루의 유서를 읽어본 적 있어? 나르키소스에게 거절당하고 메아리가 된 에코의 연서를 알아? 오묘한 너의 향기는 어디다 숨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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